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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우선'이냐 '테러에 굴복'이냐 … 고민 빠진 아베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2명에 대한 몸값(2억달러·약 2180억원) 요구를 수용할 것인가를 놓고서다. 아베 총리는 사건이 표면화된 20일부터 줄곧 공식적으론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인명이 제일 우선이며 인질 석방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란 말도 덧붙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21일 기자회견에서 “(몸값 요구에 대한 대응은) 사안의 성질상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IS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20일의 “단호히 대응할 것”이란 입장에선 크게 물러선 느낌이다.

 아베 정권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IS에 몸값을 주는 것이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부인하면서 물밑으로 금액·조건 등에 타협하는 안이다. 2004년 일본 구호직원 3명이 이라크 반군에 포로로 잡혔을 당시 이들은 살해 협박 1주일 후 모두 풀려났다. 일 정부는 몸값 지불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일 정부는 1977년에도 항공기 납치 적군파에 인질 석방 대가로 600만 달러를 지급했다. IS홍보책임자가 21일 NHK의 취재에 “당신들 정부(일본 정부)는 몸값을 지불할 것”이라고 장담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인질이 풀려나면 “아베 정부가 몸값을 지불했다”는 국제적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또한 “‘몸값 지불이 더 많은 납치를 낳는다’며 반대하는 미국 등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영국 텔레그래프)는 점도 아베로선 고민이다. 미국·영국은 어떤 경우에도 인질범의 몸값 요구에 정부가 응하지 않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지난해 가맹국에 “몸값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자민당의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부총재는 21일 “몸값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둘째는 군사작전이다. 일 자위대는 자국 내에서만 군사작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미국 등 동맹국의 도움을 얻어 인질 구출작전을 해야만 한다. 다만 72시간(23일 오후까지)이란 제한된 시간 안에 시리아로 들어가 이에 성공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미국인 저널리스트 제임스 폴리를 IS에서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펼쳤지만 결국 실패했다.

 마지막은 IS와 대화 창구가 있는 터키·요르단 등을 통해 일단 ‘72시간’이란 유예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면서 설득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몸값을 내도, 단호하게 대처하다 인질범이 죽어도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지난해 11월 초에 두 사람이 IS에 인질로 억류된 사실을 파악한 만큼 IS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아베 총리의 중동 순방 중 연설은 조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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