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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기자의 교육카페] 회초리 들었을 땐 대부분 흥분 상태 … '사랑의 매'는 거의 없다

김성탁 교육팀장
어린이집 교사들이 어린 원생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충격적입니다. 아이들이 나동그라지고 보육교사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모습은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을 슬픔과 분노로 몰아넣습니다. 이런 정도의 폭력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손찌검하는 모습은 부모에게서도 관찰됩니다. 한 주부는 “대형 마트에 갔는데 한 엄마가 화장실로 자녀를 끌고 와 찰싹찰싹 때리는 모습을 봤다. ‘계속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소리친 뒤 화장실을 뛰쳐나왔다”고 말합니다. 찜질방에 갔다가 딸의 머리채를 흔들며 “네가 그러면 저 엄마가 날 어떻게 생각하겠니”라고 고함치는 장면을 봤다는 이도 있습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녀를 때리는 부모는 많지 않지만 훈육을 위해 체벌이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가정은 꽤 있을 겁니다. 자녀에게 여러 번 주의를 줘도 소용이 없으면 회초리를 들거나 기합을 주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 부모는 대부분 화가 치밀어 흥분한 상태입니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처음엔 훈육을 위해서였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지나면 부모가 자신의 화를 못 이겨 체벌을 한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체벌, 즉 ‘사랑의 매’라는 건 거의 드물다”고 진단합니다.

 폭력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큽니다. 아이들은 두려움과 세상에 대한 불확실함을 느끼게 된답니다. 힘이 강한 사람은 폭력을 행사할 수 있고, 자신은 그런 폭력에 의해 다스려져야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인식도 갖게 됩니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학창 시절 매를 맞은 이들은 한결같이 그 덕에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됐다고 믿는데, 그렇게 믿는 것 자체가 체벌의 나쁜 결과”라고 지적한 이유입니다.

 한국엔 전통적으로 회초리 문화가 있지만 서 전문의는 “체벌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체벌할 때 부모들은 감정 폭발상태인데, 내가 잘못했을 때 누군가가 그런 반응을 보이면 어떤 느낌일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늘 체벌하는 게 아니라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만 손찌검한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가 도둑질을 가끔 한다고 해서 수용하는 부모는 없을 겁니다.

 아이의 행동이 인내의 범위를 넘어설 것 같으면 체벌을 할 게 아니라 좀 떨어져 있는 게 좋습니다. ‘아빠가 지금은 기분이 안 좋으니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하고선 본인의 감정을 가라앉힙니다. 아이가 떼를 쓸 때 달래는 방법 중 ‘1, 3, 10’이 있다고 합니다. 한 번 그만하게 하고, 세 번 큰 숨을 쉬게 하며, 열을 세게 하는 것이죠. 그러면 감정을 관리할 수 있다고 하니 부모들도 해 볼 만합니다.

 한국과 달리 전 세계 44개국에서 가정 내 체벌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잘못하면 뺨이나 엉덩이를 때리는 훈육으로 유명한 프랑스에서도 부모의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정부가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서 전문의는 “화가 나서 하는 건 잔소리이고 준비해서 하는 게 교육”이라고 설명합니다.

김성탁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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