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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의 바둑 산책] 방과후 바둑학교 1500곳 넘어 … 문제는 강사 자질

문용직 객원기자
한국 바둑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문제는 결국 교육으로 수렴된다. 바탕이 든든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바둑 인구는 약 800만 명. 10년 전 1000만 명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한때는 1000개를 넘어섰던 바둑교실도 450개 정도로 감소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교육과 보급이 다변화됐다. 다문화가정에 바둑을 가르치는 센터만 30개가 넘고, 83개 부대에서 장병들이 바둑을 배우고 있다. 초등학교가 추천하는 방과후학교는 지난 15년 꾸준히 늘어났다. 유치원 교육도 현재 10군데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양종호(53) 바둑교육 아카데미 소장, 김진환(48)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김아람(29) ‘명지대 이세돌 바둑학원’ 원장을 12일 만났다. 한국 바둑 교육의 오늘을 짚어봤다.

어린이 바둑축제에 참가한 꼬마 기사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한국 바둑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포토]

 -교육 시장의 다변화가 눈에 띈다.

 ▶김진환=1960년대부터 한국 바둑은 크게 성장해왔다. 당시 20대는 지금 70대가 됐다. 애기가(愛棋家)의 연령층이 다양하지만 늘고 싶은 욕구는 나이에 상관없다.

 ▶양종호=경기도 분당의 유창혁 도장은 중·장년층에게 바둑을 가르치는데 적지 않은 사람이 모인다. 실버세대에게도 바둑은 새로운 도전이다.

 ▶김아람=바둑교실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바둑의 교육효과를 부모들이 인정해 꾸준한 편이다.

 -누가 보급하고 교육하는가.

 ▶양=2014년 방과후학교 개설 학교는 1500개를 넘으며 강사는 850명쯤 된다. 서울에만 방과후학교 강사조직이 6개가 있으며 제각각 자체 단급증을 발행하고 있다. 일선 지도자들의 노력이 크다.

 ▶김아람=젊은이들도 나선다. 명지대 바둑학과 졸업생들은 7~8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정도 20여 명이 모이고 있다. 바둑을 교육할 때 필요한 노하우라든가 축적된 연구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바둑지도자 김아람·김진환·양종호씨(왼쪽부터).
 -바둑강사는 직업인가.

 ▶김진환=직업으로 삼겠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명지대와 명지전문대 사회교육원에서 교육할 때 50~60대 어르신이 많이 와서 놀랐다. 고학력에 경력도 높았다. 많은 분이 자격증을 받아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 했다. 최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프로기사가 많은데 교육의 질 제고나 교육시장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양=지난해 유럽에도 프로가 생겼다. 바둑 인구는 많지 않아도 꾸준한 클럽 활동은 우리가 부러워할 정도다. 그들이 “우리를 교육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황인성(33) 아마 7단이 현재 개인적으로 강사를 교육하고 있다. 벌써 4기(期)를 배출했다. 국제바둑지도사 양성과정도 필요하다.

 -교육 수준은 좋아졌나.

 ▶김진환=전문가가 많아졌다. 10여 년 바둑교재 개발을 해온 이재환(56·바둑토피아 대표)씨가 대표적이다. 교육학을 바탕으로 동영상 강의와 만화를 도입해 교재 수준을 높였다. 김바로미(36·아동학) 박사가 바둑TV와 함께 펼치는 유아교육도 유아의 심리와 발달과정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학습법이다.

 -시장에 맡겨두면 문제도 있을 텐데.

 ▶양=강사의 자질이 가장 큰 문제다. 많은 강사가 축과 단수를 가르치는 수준에서 더 못 나간다. 어린이 교육은 용어와 아동심리에 이르기까지 요청되는 게 많으며 바둑 잘 둔다고 잘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아람=입문자를 가르치더라도 아마 4~5단은 되는 게 좋다.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지도사 자격증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력이 떨어지는 강사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진환=교육은 효과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 그동안 협회 차원의 자격증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다 보니 구심력이 약했고, 강사 육성도 어려웠다.

 -프로는 한국기원이, 아마추어는 대한바둑협회가 주도하고 있다.

 ▶양=시장이 복잡하고 전국적이다 보니 단급 체계는 물론 강사자격과 관련한 것들, 예컨대 정규적인 연수와 세미나를 통한 자질 향상 등이 미진했다. 협회가 좀 더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늘 자리를 평가한다면.

 ▶셋 모두=세상의 변화만큼 바둑 배우는 장(場)도 변했다. 시장이 복잡해졌는데 그만큼 협회가 질서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 바둑 잘 두는 이는 많지만 교육 잘하는 이는 드물다. 협회가 체계적인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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