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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 아시아 … 무승부가 사라졌다

무승부가 없다. ‘닥공(닥치고 공격)’이 대세다. 2015 호주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 나타난 두 가지 특징이다. 비슷한 흐름이 결선 토너먼트까지 이어진다면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앞둔 대한민국도 전략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선제골을 넣은 뒤 지키는 축구로 일관하거나, 일찌감치 승부차기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지난 20일까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는 단 한 차례의 무승부도 나오지 않았다. A조부터 D조까지 조별로 6경기씩, 총 24경기 모두 승패가 갈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각 대륙별 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메이저급 대회에서 스무 경기 이상 무승부가 나오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종전 최다 기록은 85년 전인 1930년 제 1회 우루과이 월드컵 당시 나왔던 18경기다.

 무승부를 볼 수 없는 아시안컵 분위기는 지난 18일 개막한 아프리카 국가대항전인 네이션스컵과는 대조적이다. 적도기니에서 열리고 있는 이 대회에선 초반 8경기 중 5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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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향 평준화 이후 특성화 단계”=무승부가 없는 건 우연이 아니다. 오히려 필연적인 결과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가별로 전술이 다양해진 게 무승부가 줄어든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아시아 축구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뒤 많은 나라들이 저마다 특색을 살린 경기 운영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국가별로 전술적 색채가 확연히 구분되다 보니 무승부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 스코어와는 별개로 참가국들의 경기력은 막상막하였다. 기성용(한국)이나 쑨커(중국), 오마르 압둘라흐만(아랍에미리트·이상 26) 등 유럽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수준급 선수들도 여럿 있었다”면서 “모든 팀이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경기하다 보니 설렁설렁 뛰는 축구를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공격축구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경기 템포가 빨라진 것 또한 무승부를 없애는 데 기여했다. 4년 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팀을 이끌었던 조광래 대구 FC 사장은 “4년 전만 해도 한국과 일본 정도를 제외하고는 템포가 느렸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시간을 끄는 팀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거의 모든 팀들이 공격적이었고, 경기를 풀어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슈팅도 늘었다”고 말했다. D조 꼴찌 팔레스타인을 제외한 나머지 3개조 최하위팀(쿠웨이트·북한·카타르)의 슈팅 수는 각조 1위 팀(한국·중국·이란)보다도 많았다. 뿐만 아니라 조별리그 전체 득점(61골) 중 44.3%에 해당하는 27골이 전·후반 막판 15분 동안 터졌다. 공격축구가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골 결정력과 집중력에서 승패가 갈렸다는 의미다.

 ◆ 1, 2위 팀끼리도 난타전=AFC의 숨은 노력도 있었다. 순위를 정할 때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 대신 승자승 원칙을 우선 적용하도록 규정을 고쳐 공격축구를 유도했다. 일찌감치 조 1·2위로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팀들도 마지막까지 난타전을 벌였다. 아울러 판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고의적인 시간 지연 행위나 과도한 파울을 미연에 방지한 것도 무승부가 나오지 않은 원인이 됐다.

 AFC는 또 90분 경기시간 중 실제 플레잉타임을 60분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캠페인(60 Minutes. Don’t delay. Play!)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침대 축구’로 불리는 중동팀 특유의 고의적인 지연 행위도 눈에 띄게 줄었다.

 박진감이 커지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조별리그 기간 39만5896명의 축구팬이 몰려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6496명이나 됐다. 4년 전 카타르 대회(1만2006명)와 비교하면 경기당 4400여 명이 늘어난 셈이다.

 공격축구가 보편화되고 무승부가 줄어든 흐름은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용수 위원장은 “정규시간 90분의 승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후반 막판에 연장전을 의식해 긴장이 풀어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송지훈·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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