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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0억원 안 주면 인질 죽이겠다는 IS 영상 보니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수니파 무장세력 조직 '이슬람국가(IS)'는 72시간 내에 2억달러(약 2180억원)를 주지 않으면 억류 중인 일본인 인질 2명을 참수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을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IS가 운영하는 알 푸르칸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에서 복면을 한 남성은 왼손에 칼을 쥔 채 영국 억양으로 "일본의 총리에게"라고 말을 시작했다. AP통신은 동영상에 나온 IS소속 남성이 과거 미국인, 영국인 인질을 참수할 때 등장한 이집트계 영국인 압델 마제드 압델 바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일본인 두 명은 주황색 옷을 뒤집어 쓰고 뒷짐을 진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복면의 남성은 "당신(아베 신조 일 총리)은 IS로부터 8500km이상 떨어진 곳에 있을지 모르나 스스로 (IS에 맞서는) 십자군 참여를 지원했다. 당신은 우리 여성과 아이들을 살해하고 이슬람 교도의 집을 파괴하는데 1억달러를 자랑스럽게 기부했다. 또 IS에 대항하는 병사들을 훈련하기 위해 또 1억달러를 기부했다. 일본 국민이여. 당신네 정부의 바보같은 결정때문에 당신들은 2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72시간 내에 일 정부로 하여금 우리에게 (기부금액과 같은) 2억달러를 지급하라고 압력을 넣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이 칼이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時事) 통신은 20일 "이는 지난 17일 이집트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晉三)총리가 연설에서 'IS대책으로 2억 달러의 지원을 하겠다'고 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 정부는 이날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총리 관저 내 위기관리센터에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현지 정보 수집에 나섰다. 아베 총리도 20일 마흐부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회담 일정만 소화하고 급거 귀국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또 순방 중인 이스라엘 현지에서 긴급 회견을 갖고 "(IS의 몸값 요구 관련) 테러에 굴하지 않고 테러와의 싸움에 이바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대 IS 2억달러 지원'이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내가 말한 2억달러는 난민에게 식료·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도적, 비군사분야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두 명의 일본인 중 한명은 유카와 하루나(湯川?菜)로 확인됐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유카와는 지난해 1월 군 관련회사인 PMC를 설립해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 6월 자진해서 시리아로 떠났다. 지난해 7월21일에 쓴 블로그에는 "분쟁지역 전쟁터로 간다. 아마 이제까지 중 가장 위험할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나의 전투 장면(scene)도 많이 촬영하고자 한다"라고 적었다.

지난해 8월 바닥에서 피를 흘린 채 "내 이름은 유카와 하루나다. 나는 군인이 아니다.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유카와가 IS에 의해 억류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또 한 명은 1996년 영상통신사 '인디펜턴트 프레스'를 세운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後藤健二)로 확인됐다. 고토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쟁 및 난민문제를 취재해 왔다. 고토는 지난해 10월 29일 일본에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소식이 끊겨 가족이 행방불명 신고를 한 상태였다.

NHK는 "고토는 지난해 8월 유카와가 IS에 붙잡힌 사실을 알고는 'IS에 구속된 유카와를 구출하러 간다. 다만 위험하기 때문에 시리아에는 입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변에 전했다"며 "하지만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고토는 복수의 대리인을 통해 시리아에 입국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고토와 유카와가 언제부터 친분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4월 시리아에서 취재 중 유카와와 접촉한 사실은 확인됐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서울=하선영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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