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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받아 다른 여성과 신혼여행…스타 강사의 결혼사기극 전말



  임모(29)씨는 잘 나가는 영어강사였다. 미국에서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졸업했고, 학원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1대1 영어 8회 강습 기준으로 20여만원을 받았다. 수강생만 50명이 넘었다. 자신이 만든 스마트폰 영어교육 어플리케이션 덕에 일부 언론에서도 소개가 됐다.
임씨가 A(26ㆍ여)씨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8월 12일이다. 스마트폰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였다. 임씨는 자신을 미국 명문대 출신 스타강사라고 소개했다. 비교적 유복하게 자랐던 A씨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호감을 느낀 둘은 나흘 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만났다. 임씨는 “운명적 사랑을 만났다”고 했고, 둘은 곧 연인으로 발전했다. 며칠 뒤 임씨는 A씨에게 “결혼자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위례신도시 분양아파트를 분양 받은 뒤 되팔면 4~5개월 안에 프리미엄으로 5000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얘기였다. 임씨는 “나는 미국 영주권자여서 대출이 안된다”며 A씨에게 대출을 받으라고 했다. A씨는 “결혼 준비하는 느낌”이라며 들떴다. 임씨는 “우리 예쁘게 잘 만들어서 잘 살아보자”며 A씨의 이런 마음을 이용했다.

A씨는 8월 한 달 동안만 1억원 넘는 돈을 임씨에게 갖다 바쳤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얼마 뒤 임씨는 “채권 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A씨에게 대부업자를 소개해주고 대출을 받게 했다. 10월 27일까지 3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A씨가 임씨에게 갖다준 돈은 2억700만원에 달했다.
임씨는 A씨가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사실을 알고 사흘만인 10월 30일 결별을 통보했다. ‘이렇게 쉽게 헤어지자고 할 줄 몰랐다’는 A씨에게 임씨는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 넌 내가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다”며 알 수 없는 얘기를 했다.

얼마 후 A씨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임씨가 자신을 한창 만나던 9월 다른 여성과 서울 아현동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스위스로 신혼여행까지 다녀 온 사실도 알게 됐다. 당시 임씨는 ‘업무상 해외출장’이라며 신용카드 4장을 빌려가 1700만원을 썼다. 출장비를 대줬는데 그 돈이 알고보니 신혼여행 경비였다는 사실에 A씨는 돌이킬 수 없을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이 대출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자 임씨가 결별을 통보했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2013년 임씨는 사업을 벌이다 2억원이 넘는 빚을 진 뒤 계획적으로 A씨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또 다른 여성 1명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5100만원을 뜯어낸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해보니 임씨는 2009년부터 같은 죄로 3번의 실형을 살았다. 2012년 5월 출소한 뒤 2년만에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임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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