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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형 기자의 '신통한 강남'] '내 출입처는 강남'

지난 4년간 강남구청 공무원이 다녀온 출장연수 경비내역이 담긴 `공무국외여행 내역(2011~2014)`.
"강남통신 기자들도 출입처가 있나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위주로 취재하다보니 지역 이슈를 광범위하게 다루곤 합니다. 경찰서· 구청·세무서 등 관공서부터 '정보기술(IT) 메카'인 테헤란로·가로수길의 카페거리에 이르기까지 취재하는 장소도 다양하지요. 그렇다보니 누군가 출입처를 물을 때면 "강남"이란 추상적 답변을 내놓기게 됩니다.

 참, 몇몇 독자분들은 출입처란 개념이 생소할 겁니다. 출입처란 무엇일까요. 『야마를 벗어야 언론이 산다』(박창섭 지음·서해문집 펴냄)에선 출입처를 '언론인이 상주하거나 정기적으로 방문해 일상적으로 접촉하면서 정보를 규칙적으로 얻는 곳'이라고 정의합니다. 막 5년차에 접어든 햇병아리 기자인 제 입장에선, '정기적'·'일상적'·'규칙적' 등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특히 와닿네요. 취재기자가 업무(취재)를 위해 생활하는 공간(기자실, 혹은 취재대상인 조직)이라고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출입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언론에서 통용되는 제도이자 관행입니다. 각 기자가 맡는 출입처 역시 제각각이지요. 강남구를 비롯, 각 구(區)는 서울시청 출입기자가 담당합니다. 종로·강남·영등포를 비롯한 각 경찰서는 권역별로 나눠 '사쓰마와리'라 불리는 경찰팀 기자가 출입하지요. 서울시 교육청,강남경찰서 등을 비롯해 줄곧 출입처 생활을 했던 제 입장에선 출입처의 '달콤함'을 잊지 못하는데요. 바로 편리함과 편의성 때문입니다.

 상당수 기자는 출입처를 통해 기사 작성과 취재에 큰 도움을 받습니다. 주기적인 보도자료를 통해 '기사거리'를 제공받는 건 물론이요, 출입처의 여러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쉽게 받기도 합니다. 또 현장에서 상근하는 실무진과 언제든 만나 의견을 들을 수도 있지요.

 그러다 지난해 8월, 강남통신을 제작하는 메트로G팀에 합류해 '출입처 없는' 생활을 반 년 하니 느낀 게 있었습니다. 평소 만끽하던 달콤함이 지역구민을 비롯, 일부 독자 입장에선 '독'(毒)이 될 수 있겠단 생각 말이죠.

 사실 출입처에 상근하며 '본청(本廳) 중심 취재'에 익숙하다보니, 지역 현안에 소홀할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쉽게 무관심해지는 건데요. 실제로 현장을 들르면 "여길 찾는 언론사 기자가 없는데 당신을 맞을 담당자가 있겠냐"(강남교육지원청), "가끔 전화나 올 뿐, 구체적 지역 현안에 관심을 두는 기잔 거의 없다"(강남의 한 구청)는 쓴 얘길 듣습니다. 일부 언론 담당자는 명함 자체를 안 파기도 하지요. 지역신문의 난립, 낮은 신문 구독률, 언론에 대한 불신 등도 요인이긴 할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장에서 '맨몸'으로 발품을 팔며 느낀 점도 하나 있답니다. 지역구민의 알 권리를 조금이라도 챙겼단 보람 말이지요. 강남구청 직원의 외유성 출장을 다룬 '구청장님, 출장 때 촬영기사 대신 셀카봉 챙기시죠'(2014년 12월 17일자 4면), 강남대로 공사 현황을 짚어본 '3년간 삽질도 못했다, 강남역 침수 해결 빨라야 2017년'(2015년 1월 14일자 4면) 등이 그 사례일 겁니다. 한 강남권 독자는 "구민은 매일 떠들어대는 이야기인데 이제라도 지면에 기사화되니 그리 반가울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출입처 생활에 젖어있던 과거 제 상황을 비춰보면, 확실히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겠지요.

 '출입처 없는 취재'는 기자 사이에서도 조금씩 공감을 얻는 분위깁니다. 현직 기자가 쓴『뉴스가 지겨운 기자』(안수찬 지음·삼인 펴냄)는 출입처에 지나치게 빠지면 대중이 궁금해하는 진실을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역구민이 궁금해하는 진실은 무엇일까요. 함께 고민하고 또 짚어보시지요. 제 e메일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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