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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교외·귀촌 … 노후 비용 줄인다면 선택지는 3곳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사는 오모(57)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퇴직한 지 2년이 넘어 고정 수익은 없는데 쓰는 돈은 퇴직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결국 오씨는 주거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집값이 싼 곳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현재 살고 있는 84㎡형(이하 전용면적)을 5억5000만원에 팔고 주택담보대출(1억5000만원)을 갚으면 그에겐 4억원이 남는다. 오씨는 세 가지 대안을 마련했다. 자녀들이 사는 서울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아내를 위해 인근 강동구로 옮기는 게 1안이다. 길동 59㎡형 아파트를 3억2000만원에 사면 8000만원이 남는다. 월 대출이자 50만원(연 4%)도 아낄 수 있다.

 인근 남양주시로 이주하는 게 2안이다. 집 크기를 줄이고 싶지 않아서다. 택지지구 내 새 아파트 84㎡형을 3억5000만원에 장만할 수 있다. 주변에 산이 많아 좋아하는 등산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도 끌린다. 이번 기회에 아예 귀촌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 가평군 남이섬 선착장 인근의 전원주택을 눈여겨보고 있다. 땅 138㎡에 건축면적 62㎡의 전원주택은 2억원대 중반이면 분양받을 수 있다. 경춘선을 이용하면 아들이 사는 서울 동대문까지 한 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오씨는 “서울 도심보다 싼 물가도 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씨 앞에 놓인 갈림길은 앞으로 쏟아져 나올 대부분 퇴직자들이 똑같이 겪을 고민이다. KB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75%가 부동산인 만큼 노후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부동산을 한번은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을 떠나고 싶지 않다면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사해 주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에 따른 가격 차가 크기 때문이다. 서초구 평균 아파트값은 10억원 선이지만 마포·종로·성동구는 5억원 정도다(부동산써브). 강북·노원·도봉구나 중랑·금천구로 옮기면 3억원이면 된다. 서울 장지동 위례박사공인 김찬경 공인중개사는 “서울이라는 생활권 내 중심에서 외곽으로 밀려났다는 이른바 ‘동네 프리미엄’에 대한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 편의성과 쾌적성을 모두 따진다면 수도권으로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4억9177만원)의 50~60%면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다. 경기도 용인·성남·남양주·고양·의정부·파주·김포 등지를 많이 찾는다. 대개 서울로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여건이 좋고 산을 끼고 있거나 녹지가 넉넉하다. 전원주택 전문업체인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대표는 “반퇴 세대는 자녀 수가 적고 애착이 커 출가시킨 후에도 가까이 살고 싶어 한다”며 “다만 서울 이동이 편해도 생활권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원생활을 계획한다면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두 시간 이내인 지역이 적당하다. 수도권에선 경기도 용인·광주·남양주·파주나 가평·양평군, 강원도 춘천이나 홍천·횡성군이 퇴직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들 지역은 서울로 연결되는 각종 도로와 전철이 있어 교통 여건이 괜찮은 편이다.

 대개 도심 아파트에서 수십 년을 생활해 예상과 다른 주거 환경에 당황하거나 포기하기 쉽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어디에 살지’보다 ‘무엇을 할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원주택 개발업체인 드림사이트코리아 이광훈 대표는 “특히 1960년대생은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퇴직했다고 갑자기 생산 활동을 접는다면 공허함을 이겨내기 힘들어 소일거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귀농·귀촌을 결심했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충북도는 노인일자리 창출기업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노인 고용 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준다. 60세가 넘었다면 대한노인회 충북도연합회가 운영하는 노인취업센터에 구직 접수를 하면 된다. 대구는 대구시원스톱일자리센터를 운영한다. 중·장년층을 위한 재취업 강좌 등을 열 계획이다. 전북도는 40~59세를 대상으로 취업·창업 지원에 나선다.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주택자금을 최대 2억원까지 대출하고 영농 체험이나 농장에서 실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울산·부산도 중·장년층 재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 김원경 자문위원은 “귀농·귀촌 후 낯선 농사를 짓기보다 농작물을 가공·판매하는 6차 산업이 현실성 있는 일거리”라며 “정부에서 관련 법령 시행이나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동호·김기찬 선임기자
박진석·박현영·염지현·최현주·황의영·박유미·김은정 기자 hope.bant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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