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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화요일] 스마트폰도 위치 추적 … 여객기 왜 못 찾나

지난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447편의 꼬리 부분. 이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찾는 데 약 2년이 걸렸다. [중앙포토]

인도네시아 자바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8501편의 기체가 지난 14일 발견됐다. 실종 17일 만이다. 그래도 이 항공기는 비교적 빨리 찾은 편이다. 지난해 3월 인도양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370편은 아직도 오리무중 상태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했던 에어프랑스 447편은 2년 만에 간신히 블랙박스를 찾았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잃어버려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금세 찾아내는 시대에 스마트폰보다 수백 배 큰 제트기를 찾는 건 왜 이리 힘들까.

 항공기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본 장비는 레이더다. 사방으로 전파를 쏜 뒤 물체에 맞고 되돌아오는 신호를 받아 물체까지의 거리·방위각을 알아낸다. 첨단 장비 같지만 알고 보면 1930년대에 군용으로 처음 개발됐다.

 현대 항공교통관제(ATC)에서는 이런 전통적인 기능의 주 레이더와 보조감시레이더(SSL)를 함께 쓴다. 전파를 이용해 항공기 탑재장비(트랜스폰더)와 항공기호출부호·비행 계획·위치·고도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주고받는 장비다. 관제사들은 두 레이더 정보를 조합해 어떤 항공기가 어디쯤 날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레이더는 초단파(VHF, 30~300㎒)나 극초단파(UHF, 300~3000㎒)를 쓴다. 파장이 짧고 빛처럼 직진하는 전파다. 물체 위치를 정밀 추적할 수 있지만 송수신 거리가 짧다. 인천국제공항 레이더팀의 임강현 팀장은 “약 200마일(322㎞) 정도가 한계”라고 말했다. 게다가 전파 진행 방향에 산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사각지대(음영구역)가 생긴다. 이 때문에 레이더가 설치된 내륙에서 멀리 떨어진 대양에선 항공기 위치 추적이 힘들다.

 조종사들은 그래서 관제탑과 교신할 땐 단파(HF, 3~30㎒)를 쓴다. 단파는 파장이 길다. 지구 전리층에서 반사가 잘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교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단파는 통신에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주파수 대역이다. 이를 이용해 항공기 위치 정보를 계속 갱신하긴 힘들다.

지난 14일 실종 2주 만에 인도네시아 인근 바닷속에서 발견된 에어아시아 8501편의 기체. [중앙포토]
 레이더·단파통신에 한계가 있다면 위성통신은 어떨까. 대부분의 중대형 항공기는 GPS 정보 수신장비를 갖추고 있다. 조종사들은 이를 이용해 항공기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 정보를 관제탑과 공유한다면 정밀한 항공기 추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시속 수백㎞로 비행하는 항공기의 GPS 정보는 눈 깜짝할 새 바뀐다. 값비싼 위성통신을 이용해 매번 그 정보를 갱신한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래서 항공기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위성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레이더·단파 통신이 끊긴 항공기의 위치를 추적하는 건 쉽지 않다. 에어아시아 8501편은 공항을 이륙한 지 불과 30여 분 만에 실종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전대근 차세대항행팀장은 “항공기 위치 추적의 핵심은 감지(sensing)다. 감지가 안 되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한국 등 각국 정부는 이 때문에 GPS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항공기 위치탐지시스템(ADS-B)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ADS-B의 B는 방송(Broadcasting)이란 뜻이다. 이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는 GPS로 확인한 자신의 위치 정보를 UHF 채널로 주기적으로 ‘방송’할 수 있다. 간단한 지상 수신기만 있으면 이 정보를 쉽게 받아 볼 수 있다. 전 세계 항공기의 운항 현황을 보여주는 사이트로 유명한 ‘플라이트 레이더 24’(www.flightradar24.com)도 항공기들이 방송하는 ADS-B 정보를 모아 한데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ADS-B 정보를 레이더 정보와 함께 항공기 관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게 차세대 항행 시스템이다. AP우주항공의 한상현 수석연구원은 “레이더의 항적 갱신율이 5~12초 정도인데 반해 ADS-B는 0.5초”라고 말했다. 레이더에 비해 10배 이상 더 자주 항공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GPS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공하는 위치 정보도 레이더보다 훨씬 더 정밀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ADS-B를 기반으로 한 관제 시스템 테스트를 마치고.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ADS-B를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2020년까지 자국 영공을 지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ADS-B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현재 구축 중인 ADS-B도 한계는 있다. 레이더와 마찬가지로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지상 수신기와 멀어지면 위치 확인이 힘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항공기와 항공기, 항공기와 인공위성 사이에 ADS-B 교신 네트워크가 마련된다면 얘기가 달랐진다. 미 메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테크놀로지 리뷰’는 에어리온이란 업체가 올해 ADS-B 수신기를 탑재한 통신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최근에 보도했다. 이 회사는 항공사에 비용을 청구하는 대신 미 연방항공국(FAA) 같은 각국의 항행감독기관에서 돈을 받을 계획이다. 항공사의 부담을 줄여 ‘위성 ADS-B’ 보급을 앞당기겠다는 생각이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2017년 초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현 수석연구원은 “위성을 이용하는 ADS-B 서비스가 시작되면 테러리스트가 일부러 기내 장비를 끄지 않는 한 사고로 항공기를 못 찾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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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