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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매달리면 북한에 칼자루 쥐어주는 것"

2005년 9·19 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송민순(67·사진)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으로 ‘깜짝 변신’한다. 북한대학원대학교는 2005년에 개교한 북한·통일분야의 전문 대학원대학이다. 송 전 장관은 3월에 취임한다.

 송 전 장관은 “남북관계와 통일, 국가 안보와 관련된 실무를 맡았던 외교관 경험을 살려 남북관계의 민족적 차원과 국제적 차원을 결합해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문제 연구에 융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외교장관으로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참여했을 당시의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송 전 장관은 “2007년 당시 10·4 공동선언을 준비하며 ‘겨우 임기를 4~5개월 남기고 이 많은 짐을 실으면 수레가 출발이나 하겠느냐, 무리하게 하지 말자’고 했지만, 소수의견에 불과했다”며 “대부분은 ‘평양행 기차’에 올라타기 바빴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에 너무 매달려선 안 된다. 그러면 북한에 칼자루를 쥐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장관은 “남북관계에서 방향은 정해야 하지만, 성취 목표나 결과를 미리 정해선 안 된다”며 “목표를 정하면 북한이 이를 100% 이용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수립했는데, 프로세스란 결과지향적 접근이 아니다. 불가역적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다 못한 것은 다음으로 넘겨 신뢰 프로세스의 본질적 가치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 안되면 남북 정상회담은 다음 정권에서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일단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 정책 구현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전 장관은 2005년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해주는 9·19 공동성명 합의안 마련에 기여했다. 하지만 뒤이은 미국 재무부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9·19 공동성명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는 “우리 정부 의지가 있는데 북미관계가 악화한 상황이란 점에서 지금과 2005년이 비슷하지만, 한국과 미국, 북한이 그때만큼 절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다르다. 상황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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