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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꾼 이정협·손아섭처럼 … 작명소 찾는 선수들

하루아침에 이름을 바꾸고 팬들 앞에 나서는 스포츠 선수들이 늘고 있다.

 호주 아시안컵에서 활약하고 있는 공격수 이정협(24·상주)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이정기’란 이름을 ‘이정협’으로 바꿨다. 그리고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데 이어 17일 호주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정협은 “이름을 바꾼 뒤 술술 잘 풀려 신기할 뿐이다. 개명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에서 이름을 바꾼 선수는 50명을 넘는다. 놀림을 받아서, 부상이 잦아서 등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이름을 바꾸면 일이 잘 풀릴 거라는 믿음에서 개명을 한 경우가 가장 많다.

 특히 프로야구 롯데는 9명이나 이름을 바꿨다. 손광민이 2009년 손아섭(27·롯데)으로 개명한 뒤 주전으로 도약하자 6명이나 개명 행렬에 동참했다. 박남섭은 2010년 박준서(34)로, 이승화는 지난해 12월 이우민(33)으로 개명했다. 이우민은 “그동안 부상이 잦고 일이 잘 안풀렸다. 올해가 야구인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름을 바꾸면 일이 잘 풀릴까. 신상명 일송성명학연구소장은 “스포츠 선수들이 종종 이름을 바꾸겠다며 찾아온다. 돌림자를 고려해 이름을 짓다 보니 본인에게 맞지 않는 이름을 가진 경우가 꽤 있다”며 “개명을 한 뒤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개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개명을 하면 일이 잘 풀린다는 건 맹목적인 믿음에 가깝다. 잘된 선수만 부각되다 보니 개명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이름을 바꿨다고 본질적인 능력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개명을 선수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미식축구 선수인 미국의 채드 존슨(37·몬트리올 알루에츠)은 개명으로 유명해진 경우다. 존슨은 2008년 이름을 오초싱코(Ochocinco)로 바꿨다. ‘오초’와 ‘싱코’는 스페인어로 숫자 ‘8’과 ‘5’를 뜻한다. 자신의 등번호 85를 뜻하는 오초싱코를 본인 마케팅과 연관된 모든 상품 이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했던 메타 월드 피스(36·미국·Metta World Peace)의 원래 이름은 론 아테스트였다. 관중을 폭행하는 등 기행을 일삼다 2011년 ‘세계 평화’를 뜻하는 ‘월드 피스’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지난해 중국프로농구에 진출하면서 ‘팬더스 프렌드(Pandas Friend·팬더곰의 친구)’로 이름을 또 바꿔 화제가 됐다.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8·러시아)는 2013년 자신이 만든 사탕 브랜드 ‘슈가포바’를 홍보하기 위해 그해 US오픈 기간 ‘슈가포바’로 이름을 바꾸려다 법률적인 문제로 실패했다. 하지만 샤라포바는 개명 시도만으로도 충분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임충훈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선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기 때문에 개명을 하는 선수가 많다. 팬들이 자주 부르는 별명을 아예 이름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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