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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 딸기 좋아하세요?

딸기 좋아하세요?



데뷔 20주년이다. 삐삐밴드가 올해 새 앨범을 낸다고 한다.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로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혹은 방송 카메라에 침을 뱉고 가운뎃손가락 욕을 하던 밴드를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굳이 왜 지금 돌아왔을까. 90년대 가수들이 줄줄이 나오는 '토토가'의 또다른 버전일까.

70년대 런던 펑크를 세상에 알린 섹스 피스톨즈는 데뷔 20년 만인 1996년 컴백했다. 보컬인 쟈니 로튼은 맥주에 찌든 얼굴로, 뒤룩뒤룩 살찐 몸매로 말했다. "돈 벌려고 모였다." 이토록 솔직한 이유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돈이라니 참. 여자한테 인기 끌려고 밴드했다는 말 이후로 가장 멋있는 말이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섹스 피스톨즈에 대한 오마주든, 돈 때문이든… 돌아오는 삐삐밴드를 보면 역시 90년대가 떠오른다. 아직 IMF는 멀었고 문화적인 욕구가 여기저기서 분출하던 시기였다. 지방 고등학생이 희한한 독립만화잡지를 사 모으고, 서울까지 메탈 음감회를 들으러 가던 게 그리 특이하지는 않던 때였다. 그럴 수 있다고 용인하던 분위기가 있었다. 느슨하면서도 뭔가에 취한 90년대 중반이었다. 특히 삐삐밴드가 데뷔한 95년은 네오펑크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치고 있었다. 주말 KBS에서 그린데이의 바스켓케이스 뮤직비디오를 자주 틀어줄 정도였으니까. 그즈음 홍대 앞 드럭에서는 크라잉넛이 아워네이션으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오펑크는 한국이 최초로 경험한 동시대 록의 감성이 아닐까.

삐삐밴드의 활동 기간은 짧았다. 삐삐롱스타킹으로 이름을 바꾼 기간까지 합쳐도 3년밖에 되지 않는다. IMF 직전까지다. 계속 활동 중인 밴드를 보며 추억에 젖는 일은 거의 없다. 과거에 끝나버린 밴드가 향수를 부른다. 그건 다 지나가버린 이들을 위한 훈장이다. 삐삐밴드에겐 추억이 아닌 바로 지금의 음악을 욕망한다. 20년의 세월 동안 까까머리 고등학생은 30대 중반 청년이 됐다. 이윤정, 달파란, 박현준은 미중년이 됐다. 그들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페북 검색창에 PPPB를 치면 나온다.


※'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는 팬의 입장에서 쓴 대중음악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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