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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유엔사 땅, 남산 스카이라인 살린 20층 단지로

초고층 빌딩 들어설 캠프킴 평택으로 이전할 용산 미군기지 부지 일부(캠프킴·붉은 선 안)가 용적률 800%를 적용받는 고밀도 고층지구로 개발된다. 유엔사와 수송부 부지는 남산 스카이라인을 가리지 않게 20층 이하 업무지구로 조성된다. 사진은 용산구 문배동 한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캠프킴’. [강정현 기자]


용산 주한미군 이전 기지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2007년 관련법인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이 제정된 지 8년 만이다. 그동안 정부와 서울시는 전체 부지(243만㎡)의 90% 이상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으나 나머지 3개 부지(캠프킴·유엔사·수송부) 17만9000㎡의 개발 방식을 놓고 맞서왔다. 정부는 “세 개 부지 모두 용적률 800% 이상의 고층 업무 지역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강남의 남산 조망권이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강북권 개발 어떻게 하나
초고층 짓는 캠프킴 매각 가격 관건
정부 "한전 부지처럼 높은 값 기대"
"지금도 빌딩 공실 많은데 … " 지적도



 지지부진하던 협상은 지난해 말 정부가 서울시 의견을 먼저 수용하기로 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정부는 서울시 요구대로 기지 동쪽인 이태원·동빙고동의 유엔사·수송부 부지는 건물 높이를 70m(20층)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남산 7부 능선을 볼 수 있도록 스카이라인을 유지하자는 취지다. 대신 서울시는 기지 서쪽 갈월동에 있는 캠프킴 부지를 고층 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이태원은 주거지역이라 저층 빌딩이 잘 어울리는 반면 갈원동은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업을 조기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수송부 부지 반환 절차가 끝나는 2019년 세 곳을 동시 개발한다는 계획을 4년 앞당겨 올해부터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한 부지를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새 계획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유엔사 부지를 시작으로 2017년 캠프킴 부지, 2019년 수송부 부지 순으로 개발한다. 이를 통해 건설 이자 2000억원을 비롯한 금융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지난해 국제업무지구(용산역) 개발 무산 충격으로 침체된 용산 일대가 다시 강북 부동산 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용산기지 개발을 계기로 그동안 방치된 국제업무지구에 대한 개발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며 “투기 우려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은 철도·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여건이 좋아 광화문과 여의도를 잇는 서울의 또 다른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사업의 성패가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평택 주한미군 기지 조성 비용(3조4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다. 정부는 애초 세 곳 모두 용적률 800% 이상 초고층 빌딩 숲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이를 근거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평택 기지 개발 사업에 3조4000억원을 미리 투입했다. 그러나 유엔사·수송부 부지를 저밀도 개발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는 세 곳의 감정평가 가격이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대로 민간에 매각된다면 LH가 1조1000억원의 적자를 떠안거나 정부가 적자를 메워줘야 한다.



 정부가 서쪽 캠프킴을 타워팰리스나 63빌딩급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 숲으로 조성하려는 건 이 때문이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가 이상적인 모델이다. 이렇게 되면 땅값이 지금보다 훨씬 더 오를 거라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김명중 기획재정부 지역경제정책과장은 “서울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 부지 매각 가격(10조5500억원)을 감안하면 강북의 요지인 캠프킴 부지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서울 여의도나 광화문 일대 빌딩에 공실이 널려 있는 상황에서 50~6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7~8개나 더 짓는다면 공급 과잉으로 이 일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부채질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공실이 속출할 걸 뻔히 알면서 이곳에 투자할 민간자본이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세종=이태경 기자, 강기헌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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