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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요우커 모셔라 … 제주는 면세점 싸움터

지난 17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제주롯데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 롯데면세점]


지난 3일 오전 5시30분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이지현(30) 지배인과 판촉팀 직원 3명이 새벽 칼바람를 뚫고 제주항에 도착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한 2325명 규모의 크루즈(대형 여객선)가 오전 7시 제주항에 들어오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했기 때문이다. 중국어로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사물놀이패 공연 준비에 분주했다.

롯데 "제주항 부근으로 옮기겠다"
신라는 중문관광단지에 추가 신청
부영그룹도 뛰어들어 3파전 양상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입국 심사를 마친뒤 서둘러 관광버스에 태우고 1시간30분 가량 걸리는 서귀포 롯데면세점으로 내달렸다. 6시간 동안 정박하는 크루즈의 출항 시각은 오후 1시. 면세법에 따라 출항 두 시간 전인 오전 11시까지만 면세품을 살 수 있다. 20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다 보니 1인당 쇼핑 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이다. 이 지배인은 “쇼핑시간이 너무 짧다, 뱃멀미도 덜 가라앉았는데 1시간 넘게 버스 타기가 힘들다는 고객의 불만 때문에 애가 탄다”고 말했다.



 제주 쇼핑 여행을 오는 ‘크루즈 요우커’를 놓고 ‘면세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 요우커는 사상 최고인 59만명. 제주 면세점 매출 가운데 요우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부동의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도 제주 매출만큼은 신라면세점의 절반 수준이다. 신라면세점은 제주항에서 불과 15분 거리이기 때문이다. ‘새벽 제주항 출근’은 신라보다 왕복 2시간 넘게 더 걸리는 거리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롯데의 고육책이다. 롯데는 지난해 9월 3800여 명이 탄 대형 크루즈에 한류스타 박신혜(25)를 초청해 업계 최초로 ‘크루즈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오는 3월31일 롯데의 제주면세점 면허권 만료를 앞두고 재입찰 절차가 진행되면서 경쟁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롯데는 제주신라면세점보다 제주항에서 100m 가량 더 가까운 롯데시티호텔제주로 면세점 장소를 변경 신청해 신라와 정면 대결을 노렸다. 신라는 롯데가 철수하려는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의 제주신라호텔에 3933㎡(약 1200평)의 면세점을 추가로 신청하며 ‘지역(제주·서귀포)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을 처음하는 부영까지 가세하면서 3파전이 됐다. 부영은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3월 문을 여는 부영호텔에 5102㎡(약 1500평) 규모의 면세점을 열고, 호텔·리조트·워터파크 같은 복합리조트단지 개발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세 업체 중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롯데다.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제주 민심잡기에 나섰다. 입찰에 실패하면 제주 시내 면세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가 직접 서귀포 지역의 관광 활성화 협약식에 참석해 제주 시내로 철수한 뒤에도 서귀포 발전에 애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 제주면세점을 아예 현지법인으로 만들어 토지와 건물에 대한 재산세 등 면세점 수익을 오롯이 제주에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국 최대 규모로 중소기업제품 면세 매장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감귤 와인, 제주 유기농 화장품, 말가죽 제품 같은 제주 특산물의 ‘요우커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기존 면세점 규모를 2613㎡(약 800평)에서 6270㎡(2000평)로 2.4배 늘리면서 중소·지역기업 매장을 기존의 4.2배인 2000㎡(600평)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또 2019년까지 약 2600명의 직·간접 고용효과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면세점 입찰 전쟁’의 승자는 3월 초쯤 정해질 예정이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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