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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쉬세요 … 1000승 페더러 막아선 조코비치·나달

만 34세. 테니스 선수에게는 은퇴를 바라볼 나이다. 그랜드슬램 대회 14회 우승으로 1990년대 테니스 스타였던 피트 샘프러스(44·미국)는 31세가 된 2002년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앤드리 애거시(45·미국), 이반 렌들(55·체코) 등 세계 정상에 있었던 선수들도 30대 중반에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코트를 떠났다.

19일 호주오픈 개막, 올 테니스 시즌 스타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4·스위스·세계랭킹 2위)는 다르다. 은퇴는커녕 제2의 전성기에 들어선 것 같다. 지난해 5회 우승으로 세계 2위까지 뛰어올랐고, ‘테니스 월드컵’인 데이비스컵에서는 스위스에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15년이 밝은 후에도 페더러는 파죽지세다. 지난 11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는 개인 통산 1000번째 승리를 따냈다. 힘이 넘치는 밀로시 라오니치(25·캐나다·8위)를 결승에서 2-1(6-4, 6-7, 6-4)로 이기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페더러는 최근 3년간 시즌 처음으로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다. 첫 대회에서 고전하면서 시즌 내내 힘들어했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이 좋다.

페더러, 30대 고비 넘기고 부활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 대회에서 첫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어렸을 때 그는 테니스 신동이었다. 세 살에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은 페더러는 14세에 스위스 주니어 테니스를 평정한 후, 17세인 1998년 프로에 데뷔했다. 페더러를 전담 취재한 르네 스타우퍼 기자는 저서 『로저 페더러:완벽을 위한 탐구(Roger Federer: Quest for Perfection)』를 통해 “페더러가 15세일 때 처음 봤는데 깜짝 놀랐다.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였다. 왜 누구도 페더러에 대해 기사를 쓰지 않는지 의아했다”고 회고했다.

 2003년 이후 페더러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최장 세계 1위(302주), 최다 남자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17회), 윔블던 최다 우승 타이(7회), US오픈 최다 연속 우승(5회), 역대 여섯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호주오픈·윔블던·프랑스오픈·US오픈 우승)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 건 우아한 테니스였다. 격렬한 플레이를 하면서도 소리를 지르지 않고 경쾌하게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매료됐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스트로크를 구사한다. 코트 밖에서는 겸손하다.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인터뷰를 하면 늘 성실하게 답변한다.

 절대 꺾이지 않을 것 같았던 페더러도 30대가 되면서 흔들렸다. 2013년엔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우승은 단 한 차례에 그쳤고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는 계속 탈락했다. 100위권 밖 선수에게 지기도 했다. 랭킹은 6위까지 떨어졌다. 스스로 “좀 쉬고 싶다”고 할 정도로 지쳐 있었다.

 그러나 그는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전 세계 1위 스테판 에드베리(49·스웨덴)를 코치로 영입하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시 페더러는 중요한 대회 때마다 초반 탈락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대회 출전 횟수를 줄이려 했지만 에드베리는 더 많은 대회에 참가하라고 권했다. 지더라도 많은 대회에 나가 시행착오를 거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아들 쌍둥이가 태어난 것도 페더러에게 큰 에너지를 줬다. 2014년 멋지게 반등한 그는 2009년 이후 내줬던 세계 1위 탈환을 앞두고 있다.

2014년을 지배한 조코비치
정상에 오르는 길은 쉽지 않다. 만만치 않은 20대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노박 조코비치(28·세르비아·1위)가 선두 주자다. 조코비치는 페더러의 20대처럼 화려하지 않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은 7회에 불과하다. 2003년 16세에 프로 데뷔한 조코비치는 5년 만에 호주오픈에서 첫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2년 동안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꺾이지 않았다. 2011년 호주오픈·윔블던·US오픈 우승을 비롯해 투어 10개 대회를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결국 세계 1위에 올랐다. 성실하고 꾸준한 플레이로 2013년(2위)을 제외하고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올해도 왕좌를 쉽게 내줄 것 같지 않다.

 조코비치의 우상은 여전히 페더러다. 지난해 7월 윔블던 결승에서 페더러를 꺾고 우승한 조코비치는 “오늘 내게 승리를 허락해 준 페더러에게 감사하다. 페더러는 아름다운 챔피언이며 내 롤모델이었다. 페더러가 이뤄온 모든 것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페더러도 조코비치를 향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10월 아들을 얻은 조코비치는 ‘아빠 페더러’도 동경한다. 겹쌍둥이 아빠인 페더러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법을 묻는 등 페더러의 인생을 따라가고 있다.

페더러 잡는 나달, 부상이 변수
페더러를 잡는 선수는 따로 있다. 라파엘 나달(29·스페인·3위)이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13회 중 클레이 코트(표면이 흙으로 된 코트)인 프랑스오픈에서만 9회나 우승했다. 빠른 발로 코트 곳곳을 커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상대가 날린 강한 스매싱을 악착같이 막아낸다. 승부를 장기전으로 끌고가 이긴다.

 나달은 페더러와의 상대 전적에서 23승10패로 압도하고 있다. 페더러는 “나달은 좋은 경쟁자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압도’한다는 표현보다 나보다 ‘좋았다’ 정도로 말해 달라”고 했다. 나달을 상당히 의식한다는 뜻이다. 나달은 페더러와의 라이벌 관계를 즐긴다. 그는 “나에게 페더러의 존재는 특별하다. 그렇게 대단한 선수와의 경기에서 이기면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나달의 한 가지 약점은 부상이 잦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린 끝에 2012년 7월 긴 휴식에 들어갔다. 공백을 끝낸 뒤 2013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등·손목 부상과 맹장염 수술로 부진했다. 올해 첫 대회였던 엑손모빌오픈에서는 1회전에 탈락했다. 그는 “건강하게 돌아왔지만 부상 이후 내 기량을 찾는 건 어렵다”고 토로했다.

 셋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은 19일 개막하는 호주오픈에서 다시 경쟁을 시작한다. 호주오픈의 강자는 네 차례나 우승을 경험한 조코비치다. 3년 만의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노리는 페더러는 “나 자신을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컨디션 난조로 불참설이 나돌았던 나달은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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