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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능' 후폭풍 … 만점자 3명 정시 탈락

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 3명이 연세대 의예과의 정시모집 1차 합격자 발표에서 탈락한 것으로 12일 드러났다. 수능 만점자가 수능 성적 위주로 뽑는 정시모집에서 무더기로 탈락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추가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본지가 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 27명의 대입 지원 현황을 확인한 결과 수시모집에서 4명이 최종 합격했으며 23명은 정시모집에 지원했다. 이들 중 3명은 정시모집 1차 합격자 발표에서 탈락한 것이다. 연세대 변혜란 입학처장은 “의예과에 지원한 만점자 15명 중 3명이 1차 합격자 발표에서 불합격해 추가합격을 기다리고 있다”며 “정시는 수능 90%와 내신 등 학생부 10%를 반영하는데 수능 만점자 등 최상위권이 몰린 결과”라고 말했다. 23명을 뽑는 의예과의 경쟁률은 5.7대 1이었다.

 올해 대입이 갈수록 예측 불허 상태다. 수능이 쉽게 출제돼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은 “현행 대입제도에선 정시에서조차 만점자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수능 만점자라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은 이미 수시에서 나타났다. 본지가 조사한 수능 만점자 27명 중 15명은 수시모집에 원서를 내고 응시했다. 하지만 이들 중 11명(73%)은 불합격했다. 탈락자 5명은 수시 서울대 의예과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밖에 연세대 의예·경제·행정학과 논술전형에 지원했던 만점자 5명도 합격권에 들지 못했다. 연세대는 논술 70%와 고교 내신 30%를 합산해 선발했다. 내신은 1등급과 6등급 간 점수 차이가 1점(만점 30점)에 불과해 사실상 논술이 합격 여부를 좌우한 탓이다. 수능을 아무리 잘 본다고 하더라도 수시 논술을 대비하지 못하면 합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수시에 합격한 만점자는 서울대 의예 2명, 컴퓨터공학과 1명, 성균관대 글로벌리더전형 1명 등 4명뿐이다.


 ◆수능 만점자 왜 안심 못하나=2015학년도 모집정원을 기준으로 수시모집의 비중이 64.2%다. 특히 상위권 대학에선 수시가 70%를 훌쩍 넘는다. 대입의 비중이 수시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수능만 준비해선 합격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얘기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수시에선 숫자로 따지는 스펙보다 교사추천서나 자기소개서, 학생부 등을 통해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한 학생을 뽑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도 “최상위권이 몰리는 서울대 수시의 합격 여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평소 내신이 최상위권이 아닌 학생도 만점을 받는 경우가 생겨났다. 경희대·경북대·부산대 의예과 논술 전형에 응시했다 탈락한 K고 K군은 내신이 평균 2등급이다. 이만기 이사는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대 의예과는 지원자 상당수가 내신 1.3등급 이내”라며 “최상위권에선 내신 반영이 낮더라도 미세한 차이로 합격 여부가 갈린다”고 했다.

 연세대는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정시합격자를 발표했지만 대다수 대학은 이달 말까지 정시합격자를 발표한다. 고1 자녀를 둔 김준성(45·서울 목동)씨는 “정시와 수시 모두 수능 만점자도 원하는 대학에 못 간다고 하니 대입이 굉장히 복잡해진 것 같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수시로 갈지, 아니면 정시로 도전할지 맞춤형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상위권 학생이라면 수능과 학교 내신을 기본으로 대비하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논술 또는 학생부 종합전형도 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천인성·윤석만·김기환 기자

◆수능 만점자=통상 모든 문제를 다 맞혔을 때 만점자라고 한다. 다만 현재 수능 점수 체계가 원점수가 아니므로 같은 만점자라고 하더라도 선택과목이 다르면 표준점수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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