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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봄데 되지 말자" … 우승 덕담 없었던 시무식

이창원(오른쪽) 사장이 지난 9일 시무식에서 강민호에게 책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이창원(56) 사장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선수들에게 책을 한 권씩 나눠줬다. 이 사장은 선수 각각에게 직접 책을 건네며 손을 잡고 덕담을 곁들였다. 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가 쓴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에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이 담겨 있다.

 1월 초 열리는 프로야구단 시무식은 희망으로 가득 찬다. 하위권 팀이라도 이날은 우승을 얘기한다. 그러나 올해 롯데의 시무식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 사장이 읽은 신년사에는 ‘우승’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 소리를 듣지 않도록 체력 안배에 신경쓰자”는 정도가 기대의 전부였다.

 그동안 롯데 시무식은 늘 화제가 됐다. 2012년 장병수(63) 전 사장은 “롯데가 1992년 이후 20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프로 구단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해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최하진(55) 전 사장은 명문 구단으로 가는 길을 35분 동안이나 역설했다. 그러나 그는 선수단이 묵는 호텔의 폐쇄회로(CC)TV 감찰을 지시해 물의를 일으켰다. 롯데는 7위에 그쳤고, 사장과 단장, 김시진 감독까지 옷을 벗었다.

 이종운(45) 롯데 감독은 선수들을 보고 “가슴이 벅차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휴식일 다음날인 화요일 경기에서 1승1무18패에 그쳤다. 이 감독은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며 잘못된 휴식 방법에서 문제를 찾았다. 이 감독은 “최고의 선수는 혼자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아니다. 팀이 강해져야 선수도 강해지는 법”이라고 했다. ‘프로 의식’과 ‘책임감’, ‘자율’ 같은 단어도 여러 번 언급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롯데를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10승9패를 기록한 장원준(30)이 두산으로 떠났다. 22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 유먼(36·한화)·옥스프링(38·kt)과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전준우(29)의 군입대로 외야진의 구멍도 커졌다. 신임 이 감독은 2003년부터 11년 동안 경남고 감독을 하다 지난해 프로야구 코치로 돌아왔다. 다른 코치들도 1군 경험이 많지 않다. 이 감독은 “야구는 해봐야 안다”고 말했지만 객관적 전력이 약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롯데는 희망의 불씨를 보고 있다.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정재훈(35)과 롯데를 떠나 삼성·두산·LG 등을 거쳤던 임재철(39)이 가세했다. 최준석(32)·김성배(34)·김승회(34) 등 두산 출신 선수들이 단단한 팀워크를 만들어 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 새 주장이 된 최준석은 “똘똘 뭉치겠다”고 약속했고, 정재훈은 “두산 출신들이 롯데에서 잘 한다는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포수 강민호(29)는 훈련에 몰두하며 재기를 다짐했다.

 롯데는 2015년 캐치프레이즈로 ‘리스타트 2015-다시 뛰는 거인의 심장’을 내걸었다. 임재철은 “영화 ‘명량’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배가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롯데가 그런 상황”이라며 “작은 배 여러 척이 지휘선에 줄을 묶고 당겨 소용돌이에서 탈출한다. 우리가 다시 시작하려면 작은 힘들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원 기자 raspos@joogna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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