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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다시 힘빼는 류현진 … 3년생 징크스 없다


세상에는 수많은 ‘2년생 징크스(sophomore jinx)’가 있다. 데뷔작에서 스타가 된 배우, 첫 앨범 대박 난 가수, 스포츠 종목의 신인왕이 다음 시즌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데뷔하자마자 성공한 신인은 자만심과 싸우고 부담감에 억눌린다. 스포츠 선수들은 특히 체력적인 문제에 빠지기 쉽다.

 올해 류현진(28·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3년째를 맞는다. 데뷔 시즌인 2013년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지난해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미국에서도 A급 투수로 활약했다. 그런데도 그가 ‘3년생 징크스’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이 있다. 실제로 꽤 많은 아시아인 투수들이 MLB 3년차 때 고전했다. 미국 야구의 수준이 일본·한국보다 확연히 높은 데다, 3시간 시차가 나는 넓은 땅을 누비며 162경기(일본 144경기)를 치르는 건 아시아 선수에겐 큰 고역이다.

 1995년 다저스에 입단해 일본인으로서 MLB를 개척했던 노모 히데오(46)를 비롯해 2007년 보스턴에 입단한 마쓰자카 다이스케(35), 2012년 텍사스와 계약한 다루빗슈 유(29) 등이 세 번째 시즌에 성적이 떨어졌다. 박찬호(42)도 풀타임 선발 3년째인 1999년 평균자책점 5.23으로 전년도(3.71)이 비해 크게 높아졌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싸우다 보면 어느 순간 체력적·기술적·심리적 한계에 부딪히는데 그게 3년째일 확률이 높다. 자국에서 최고의 선수들이었기에 MLB에서 2년을 버틴 것일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출국 기자회견에서 3년생 징크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다른 투수들이 부진했다고 나도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류현진은 “꾸준하게 잘 던지면 10승 이상이 따라올 것”이라며 “체인지업을 되살리고 싶다. 같은 체인지업이라도 스피드를 달리 해서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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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MLB 세 번째 시즌에 쓸 무기를 명확하게 정했다. 서클 체인지업이다. 손목을 바깥쪽으로 약간 뒤틀어 던지는, 그의 주무기다. 왼손 투수인 그가 던지면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빠지며 가라앉는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헛스윙을 유도하기 좋은 구종이다. 대신 밋밋하게 떨어지면 장타를 얻어맞을 수 있다.

 2013년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6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0.318로 크게 올랐다. 체인지업이 노출됐다고 판단한 류현진이 커브와 슬라이더 비중을 높인 탓이다. 손목을 몸쪽으로 비틀어 던지는 커브·슬라이더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노린 타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대신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무뎌졌다.

 대니얼 김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난해 마지막 등판(10월 7일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전, 6이닝 5피안타 1실점)을 보면 2015년의 힌트가 있다. 시즌 내내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던 류현진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체인지업(18개)을 슬라이더(4개)보다 많이 던졌다”고 말했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3년생 징크스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강화한다는 건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지난해 슬라이더를 보여줬으니 올해 체인지업의 위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3년 류현진이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공격했다면, 2014년 타자들의 역습을 슬라이더로 막았다. 2015년엔 류현진이 체인지업으로 반격할 거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류현진이 지난 2년과 비슷한 성적(15승 안팎, 3점대 평균자책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나 부상을 입은 왼 어깨가 걱정이지만 류현진이라면 영리하게 생존전략을 찾을 것으로 낙관했다. 슬라이더에 비해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가 덜 가는 체인지업을 선택하고, 속도차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좋다는 것이다.

 일본인 투수들은 슬럼프에 빠지면 자신을 혹사하듯 더 많은 공을 던졌다. 반면 류현진은 ‘힘을 빼고’ 던지는 방법을 찾고 있다. 2006년 한화 류현진은 강속구를 던지며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체인지업 위주로 피칭 패턴을 바꿨는데도 17승7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다. 2년생 징크스를 가볍게 이겨낸 류현진에게 MLB 3년생 징크스는 미신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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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