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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인사체계, 서구 모방은 이제 그만

정해주
밸러스 대표
제너럴일렉트릭(GE), 애플, 구글과 같이 한 때를 풍미했거나 풍미하고 있는 기업은 우리 기업들의 모방 대상이 돼왔다. 글로벌 우량 기업에서 성과를 거둔 인사체계가 국내에 소개되고,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이를 이식해왔다. 경영서적은 이를 모방만하면 훌륭한 인사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처럼 소개했다. 컨설턴트 역시 다른 곳은 모두 도입했는데 당신들만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조언을 내놨다. 조직 내에서도 ‘회계·재무·전략은 다 선진적인데, 인사만 낙후됐다’는 지적이 난무했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직무와 역량에 기반한 성과주의 인사체계를 앞다투어 도입했다. 직무-평가-보상-육성에 이르는 일련의 기능들이 빠른 시간 내에 제도화됐다. 그게 정답이라고 여겼다. 산업과 조직의 특성, 구성원의 수준 등과는 무관하게 남의 것을 본따왔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인사체계는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정답이란 없다. 수능 만점자의 생활패턴을 그대로 따라해도 내 아이의 역량이나 성격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모방은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각자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면서 공부하고, 이를 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겉보기에 대단히 선진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껍데기만으로는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가고 있다. ‘남이 어떻게 하는가’보다 우리 회사에 맞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고민하고, 적합한 운영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인사의 낙후는 베끼지 않아서가 아니라 고민과 창조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의 모방과 경험, 시행착오에서 터득한 자각들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엮어내는 발견의 과정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자신의 인사제도에 더 자신감을 가지되,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정해주 밸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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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