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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2015 의식주 트렌드' ①놈코어 ②킨포크 ③다운사이징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로 샐러드를 만든다. 길에서 꺾은 풀잎, 작은 들꽃 한 송이를 식탁에 올려 장식한다. 친구들을 불러 요리를 함께 나눠 먹는다.
식사하는 동안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킨포크족’들의 식사 풍경이다. 올해 주목해야 할 의식주 트렌드 중 둘째는 식(食)에 관련된 ‘킨포크’다.

‘킨포크(Kinfolk)’는 ‘친척이나 일가, 가까운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의미가 더해졌다. ‘느긋하고 소박한 일상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그것이다.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작가·화가·사진가·농부·요리사 등 40여 명이 텃밭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함께 요리를 만들어 나눠 먹는 소박한 모임을 즐겼다.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을 엮어 ‘킨포크’란 이름의 잡지를 선보였는데, 이 잡지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작고 새로운 발견의 나날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잡지 ‘킨포크’는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혼자 소풍 가는 법, 손님 맞이하는 방법 등의 기사를 통해 너무 소박해 별 것 없을 것 같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20~30대 중심 SNS 통한 식사모임 확산
킨포크 스타일은 우리나라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느림과 여유를 찾아 취미·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됐고, ‘아날로그’ ‘자연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식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빨리빨리’에 익숙했던 한국 사람들이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는 식사 자리를 즐기게 된 것. 대표적인 예가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의 활성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임을 만들어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 먹는 소셜 다이닝은 최근 2~3년간 20, 3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지난해 10월 킨포크 본사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킨포크 디너’ 행사는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로 티켓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킨포크 한국어판을 발행하고 있는 디자인 이음의 서상민 대표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면 어색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참가자들이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킨포크는 먹는 행위보다 함께 나누는 것에 집중한다. 맛있는 걸 먹는게 목적이 아니라 함께 먹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킨포크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드 연구가이자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섭 소장은 “킨포크 스타일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물질보다 감성·가치를 소비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빠르고 자극적인 삶에 지쳐 진정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킨포크를 통해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2·3 지난해 10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킨포크 디너’ 현장 모습. 4 단행본『 킨포크 테이블』에 소개된 킨포크 상차림.


남 시선 의식 않고 나의 행복 찾는 생활
자연스럽고 온기 넘치는 식문화를 주도해 온 킨포크 스타일이 한편에선 ‘허세’로 비하되기도 한다. 가수 이효리가 킨포크 라이프의 롤 모델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렌틸콩 품절사태, 제주 이민열풍 현상이 일어난 동시에 이효리를 향해 “킨포크 라이프도 돈 있어야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킨포크 테이블』을 발간한 윌북의 장정민 팀장은 “'먹고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여유를 즐기느냐’며 킨포크를 럭셔리한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며 “킨포크의 기본 철학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것이다. 진정한 킨
포크 라이프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킨포크 밥상을 즐기는 데 정해진 법칙은 없다. 반드시 텃밭에서 채소를 키울 필요가 없다. 화려한 정찬이나 정갈한 상차림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밥을 먹는 시간과 함께 먹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 이것이 킨포크 밥상의 조건이다. 2015년에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킨포크 밥상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킨포크 '친척’ 또는 ‘친족’을 뜻하는 단어다. 미국의 한 예술가들의 모임을 통해 2011년 ‘킨포크’라는 이름의 잡지가 발행됐는데, 일상에 휴식을 주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사진으로 매니어층을 형성했다. 이후 ‘킨포크족’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여유를 즐기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하는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글=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푸드52, 윌북, 디자인 이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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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