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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의 따끈한 하룻밤





































































바쁘다는 핑계로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제대로 된 휴식 한번 누리지 못했다면 한옥으로 가자. 달빛 내리는 툇마루의 정적이, 절절 끓는 아랫목의 온기가 당신의 지친 마음을 보듬어준다. 한국관광공사가 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전국의 한옥 5곳을 추천했다.





▶명당의 기운을 얻다 - 구례 쌍산재 지리산에 기대어 섬진강을 바라보는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일대는 풍수지리의 대가로 꼽히는 도선국사가 머물며 그 이치를 깨달았다고 전해지는 길지다. 사도리 상사마을에 자리한 쌍산재는 약 1만6500㎡가 넘는 집터에 살림채 여러 동, 별채와 서당채 등 부속 건물, 대숲, 잔디밭까지 있는 가옥이다.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있어 호젓하고 편안한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개별 화장실과 샤워 시설도 갖췄다.



쌍산재로 들어서기 전에 눈길을 끄는 것은 당몰샘이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만들어진 샘으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쌍산재의 아담한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 보고, 오른쪽에 무심한 듯 비켜 앉은 건너채가 있다. 대문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것은 울창한 대숲 사이로 난 돌길이다. 한 발 한 발 돌을 디디면 처마가 멋들어진 별채와 아담한 정자인 호서정을 차례로 만난다. 최근에 새로 지었지만, 대숲의 바람소리와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대숲이 끝나면 쌍산재의 보석 같은 공간이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두 번 감탄사를 터뜨리게 되는데, 대숲이 끝나고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서 한 번, 쌍산재 쪽문 너머로 와락 안겨드는 저수지 때문에 또 한 번 놀란다.



너른 옛집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서당채는 집안의 자제가 모여 글을 배우던 곳으로, 이 집의 주인도 서당채에서 천자문을 떼고 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툇마루에 앉아 나무 사이로 내려앉는 햇살을 즐기는 겨울이 따사롭다.



겨울 한옥 체험의 즐거움 중 하나는 따끈한 아랫목을 즐기는 것이다. 쌍산재의 모든 숙소는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보통은 보일러를 가동하지만, 손님이 원하면 직접 아궁이에 불을 땔 수 있도록 준비해준다. 나뭇가지로 불을 피우고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자.

▶쌍산재 010-3635-7115, 061-782-5179





▶300년의 시간을 오감으로 느끼는 하룻밤 - 서산 계암고택 충남 서산의 계암고택은 300년 정도 되는 옛집이다. 솟을대문 옆으로 길게 뻗은 돌담과, 담장 위로 날아갈 듯 사뿐히 추켜 올린 추녀가 아름답다. 솟을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넉넉한 마당이 나오고, ‘一’자형 행랑채와 사랑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단아한 기와집은 여행객에게 고향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행랑채와 사랑채 앞마당은 넓지 않아도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로 손색이 없다. 행랑채에는 집을 수리할 때 나온 기와로 꾸민 고려와당박물관도 있다. 사랑채는 차양을 둔 것이 돋보인다.



안채는 사랑채 끝 중문을 통해 연결된다. ‘ㅁ’자형 구조로 마당에는 오래된 우물이 자리한다. 안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부엌이다. 여느 한옥의 부엌에 비해 넓은 것도 그렇지만, 한옥 체험을 위해 본래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흙바닥에 황토석을 깔고 고풍스러운 식탁을 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밥을 먹으면 식당이고, 차를 마시면 카페로 변한다. 옛 정취에 실용성을 더한 아이디어는 안주인의 솜씨다.



밤이면 창호문 사이로 은은한 달빛이 새어든다. 방에는 TV 같은 편의시설이 없다. 북풍한설이 매서울수록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데운 아랫목이 더욱 반갑다. 하룻밤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한옥을 즐기고 싶다면 고택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와당 만들기나 시조창 부르기도 좋지만, 계암고택에서는 율병 만들기 같은 전통 음식 체험이 어울린다.

▶계암고택(서산 김기현 가옥) 041-688-1182





▶따뜻하고 심심한 일상이 그리울 때 - 청송한옥민예촌 청송의 고택을 모델로 지은 청송한옥민예촌에 가면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한옥을 여러 채 만날 수 있다. 대감댁, 영감댁, 정승댁, 주막 등 집마다 생김새와 구조가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담한 방은 고가구가 멋스럽고 TV는 없다. 대신 한옥과 전통문화를 고루 느껴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민예촌 옆에 자리한 도예촌에는 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 전통 가마, 도예 공방이 한데 모여 있다. 임진왜란 이후 끌려간 도공이 일본에서 우리 전통기법으로 빚어낸 심수관가의 도예 작품은 섬세하고도 아름답다.



여유가 있다면 덕천마을 송소고택, 읍내에 있는 운봉관과 찬경루까지 둘러보고 각기 다른 한옥의 멋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송소고택은 청송을 대표하는 고택으로, 조선시대 만석꾼 청송 심씨의 7대손이 새로 지어 9대까지 부를 누리고 살던 집이다. 대문채, 사랑채, 안채, 별묘, 방앗간까지 두루 갖춘 경북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을 보여준다.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240





▶온기 가득한 추억의 옛집 - 영월 조견당과 우구정 가옥 한옥 여행은 따뜻해야 제격이다. 아침이면 창호문 너머 따사로운 햇볕이 깃들여야 하고, 시린 외풍이 불더라도 아랫목은 뜨끈해야 한다. 영월 조견당과 우구정 가옥은 겨울에 가볼 만한 따사로운 전통 한옥이다. 100년 세월을 넘어선 두 옛집은 서로 다른 개성으로 여행을 부추긴다.



주천면 조견당(김종길 가옥)은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룬 한옥이다. 느티나무 고목 아래 안채는 1827년에 상량했으니 그 세월이 200년 가까이 된다. 안채 대청마루의 천장을 떠받친 웅장한 대들보만 봐도 당시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대들보 목재의 수령만 800년쯤 된다고 하니 가옥에 1000년 세월의 깊이가 담긴 셈이다.



조견당은 한때 99칸이 넘는 규모로 중부 지방 양반집을 대표하는 전통 가옥이었다.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나머지 가옥은 대부분 손실되고, 지금은 안채만 남아 있다. 새롭게 단장한 사랑채는 깔끔한 외양으로 길손을 반긴다. 조견당에서 투숙할 수 있는 방은 모두 아홉 채다. 안채에서 묵으면 장작불을 이용한 구들 체험이 가능하다. 하룻밤 숙박비는 8만원에서 30만원까지 다양하다. 또 종부가 들려주는 한옥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다도 체험에도 참가할 수 있다. 주인장이 아홉 번 덖어 달인 맨드라미차가 감동적이다.



남면 우구정 가옥은 안채, 사랑채, 헛간채로 구성된 ‘ㅁ’자형 기와집이다. 자연석으로 기단을 만들고 안채 뒤로 돌담을 두른 중부 영서 지방의 전통 가옥 형태를 띤다. 방은 안채, 건넌방, 사랑방 등 단출하게 세 개다. 모두 장작으로 구들에 불을 땐다. 하룻밤 묵는 비용은 5만~13만원이다. 방 옆에는 대청마루와 툇마루가 붙어 있고, 창호문만 열면 소소한 시골 정경이 펼쳐진다.

▶영월군 관광안내 1577-0545





▶황손의 집에 묵다 - 조선왕가 조선왕가의 염근당은 원래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에 있었다. 그러다 성균관대학교 기숙사에 자리를 내주면서 지금의 연천군으로 터를 옮기게 됐다. 이 과정에서 상량문이 발견되었고, 상량문에는 집을 지은 사람이 고종황제의 손자 ‘이근’이며, 집 이름은 ‘염근당(미나리처럼 혼탁한 물속에서도 추운 겨울을 이기고 자라는 기상을 생각하는 집)’이라고 적혀 있었다.



염근당은 황손의 집답게 장대석을 높이 쌓은 기단 위에 우뚝 자리한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좌우로 뻗은 건물은 ‘ㄷ’자 모양이다. 주련으로 장식된 기둥과 대들보는 일반 민가에서 보기 드문 곧게 뻗은 나무를 사용했다. 금 하나 가지 않은 나무를 보면 오래전 지은 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모두 궁궐을 지을 때 쓰이는 잘 말린 금강송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휜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푸근한 곡선미를 보여주는 민가에 비해 염근당은 반듯한 위엄이 서려 있다.



염근당을 내려서면 대문채인 사반정이 나온다. ‘一’자 건물인 사반정에는 연천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누마루가 있다. 염근당 뒤편에 자리한 자은정은 이 집의 별채다. 연천으로 온 주인 부부가 처음 기거하던 곳인데, 지금은 여러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준비되었다. 명륜동 시절엔 박정희 대통령도 자주 들렀다고 한다.



조선왕가에서는 숙박 말고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약재를 넣어 끓인 물로 온몸의 독소를 빼내는 왕가비훈욕 테라피, 황토편백찜질방에서 찜질하기, 약재 가루를 넣어 비누 만들기 등이 가능하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글램핑장도 운영된다. 이곳에서 직접 발효한 효소차와 약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운영된다. 단 식사는 예약해야 한다.

▶조선왕가 031-834-8383,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839-2061



※한국관광공사 사보 ‘청사초롱’ 제공

▶청사초롱 홈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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