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오랜 기간 하루 15개비 이상 담배를 피운 여성 19명과 남성 1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 참여자에게 담배 1개비씩을 피우게 한 뒤 흡연과 연관 있는 사진 1장과 연관없는 사진 1장을 보여줬다. 30~40분 후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고 담배 생각이 나는 정도를 1~100점 척도로 적도록 했다. 여성 참여자들은 생리 직전과 직후로 나눠 추가로 뇌 촬영을 해서 어떻게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생리 직후부터 배란 직전 기간에 있는 여성은 담배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본 뒤 뇌 부위 5곳이 활성화됐다. 니코틴 등 중독 증상과 관련 있는 부위다. 반대로 배란 직후부터 생리 직전 기간에 있는 여성은 뇌의 1곳에서만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배란 직후부터 생리 직전 기간에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최고점에 이르는데, 호르몬의 변화가 중독 성향과 금단현상을 줄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아드리아나 멘드렉 교수는 “흡연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은 첫 흡연 이후 담배에 의존하기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담배를 끊는데도 더 어려움을 겪는데, 이같은 남녀 차이를 생리주기 때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금연치료 때는 생리주기를 염두에 두는 등 금연 정책에 있어서 성별에 따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생리주기뿐 아니라 스트레스 등 다른 사회 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