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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간병 20대 딸, 결혼 두달 앞두고 …





희생자들 안타까운 사연

“짜증 한 번 낸 적 없는 딸이었는데….”



 의정부 화재로 숨진 한경진(26·여)씨의 아버지 한명덕씨는 딸의 영정 사진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환경미화원이던 아버지 한씨는 허리를 다쳐 일을 쉬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딸 경진씨는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



 경진씨는 대학 졸업 후 웹디자이너로 일했지만 직장이 있는 서울에 집을 얻을 형편이 되지 못했다. 결국 경기도 양주의 집을 떠나 대봉그린아파트에 방을 얻었다. 3개월 전 손목에 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은 경진씨는 장기 휴가를 내고 일을 쉬면서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화재 하루 전날(9일) 어머니 궁선영씨는 경진씨를 만나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밥과 옷, 화장품을 사줬다. 경진씨는 어머니와 헤어지며 “이제 고생 그만해요. 엄마”라고 말했다. 궁씨는 “그게 딸아이와의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삼켰다.



 또 다른 사망자 윤효정(29·여)씨는 결혼을 두 달 앞두고 참변을 당했다. 충남 예산에 신혼집을 마련하고 2년간 살았던 원룸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 가족들은 “지난해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진 아버지 간호를 위해 직장도 그만둘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다”고 말했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윤씨의 예비신랑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광혁(44)씨는 사고 발생 후 뒤늦게 부인과 함께 탈출을 시도했지만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부인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져 치료받고 있다. 홀로 살다 사고를 당한 안현순(68·여)씨 유가족은 “‘내 걱정은 말고 항상 건강 조심하라’던 할머니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손국희·한영익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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