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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m 다닥다닥 원룸형 건물, 서울만 9만 가구





안전 사각지대 '도시형 생활주택'
옆 건물과 1m만 떨어져도 허용
10층 이하 스프링클러 없어도 돼
전·월세 대책 위해 규제 줄인 탓
"주택 공급 신경쓰다 안전 역효과"























한 이재민이 11일 임시 거처인 의정부 경의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아이를 안고 울먹이고 있다. [김상선 기자]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의 원룸촌. 30여 가구씩 입주한 6층 원룸 건물 5채가 약 1.5m 간격으로 붙어 있다. 한 건물에 불이 나면 바로 옆으로 번질 것 같은 구조다. 실제 불이 번진 의정부 원룸 건물 역시 1.5m 간격으로 붙어 있었다. 영등포동 원룸의 경비원 김모(68)씨는 “집 안에 스프링클러도 없다”고 말했다.



 대구 중심가인 동문동 원룸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4층짜리 원룸 건물 10여 채가 1m 남짓한 간격으로 어깨를 맞대듯 하고 있다. 바깥 벽에는 도시가스관이 이리저리 지난다. 일부가 깨어져 나간 벽면으로 하얀 스티로폼이 보였다. 콘크리트 벽에 단열재 스티로폼을 붙이고 그 위에 시멘트를 얇게 바르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었다.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 때문에 의정부 원룸 건물 외벽을 타고 불이 순식간에 번지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한 바로 그 공법이다.



 전국 곳곳에 제2의 의정부 화재가 날 수 있는 원룸 건물이 즐비하다. 이른바 ‘도시형 생활주택’이라 불리는 건물들이다. 이 건물들은 규제를 거의 받지 않아 한 곳에서 불이 날 경우 다른 건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의정부에서 불이 난 원룸 건물 3채 모두 이런 도시형 생활주택이었다. ‘원룸형 주택’이라고도 불리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난과 전·월세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부터 추진했다. 1, 2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값싼 소형 주택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줄이는 게 골자였다.



 무엇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건물 간 간격 규제에서 상당히 자유롭다. 상업지역의 경우 바깥 벽이 옆 건물과 1m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된다. 도시가스 배관과 에어컨 실외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달라붙은 수준이다. 불이 났을 때 즉각 잡지 못하면 옆으로 옮겨붙을 수밖에 없다. 이재수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안전에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룸형 주택은 또 거의 스프링클러가 없다. 11층 이상만 의무 설치 대상이어서다. 하지만 원룸형 주택은 10층 이하인 게 대부분이다. 불이 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Ⅱ 역시 10층 건물로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11일 오후 의정부의 19층 오피스텔 건물에서 불이 났으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바로 꺼진 것과 대비된다.



 원룸형 주택은 외벽에 ‘드라이비트’ 공법을 많이 쓴다. 화재에는 취약하지만 돈이 적게 들어서다. 외벽에는 소방 관련 규제가 없다 보니 생긴 일이다.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원룸형 주택은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에만 2009년 749가구였던 것이 2013년 9만3138가구로 124배가 됐다.



 전문가들은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옆 건물에서 불이 나면 창문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설비(드렌처)를 의무화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물 간격을 일단 2~3m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글=강기헌·채윤경·장혁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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