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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들이 오지 중학생 만난 이유는 …

박근희(오른쪽)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이 지난 9일 충남대에서 열린 ‘ 삼성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환영식에 참석했다. 참가자들이 합숙기간 동안 생활규칙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읽고 있다. [사진 삼성사회봉사단]


“우리 사회가 스펙, 스펙하는데 무슨 스펙이 필요한가?”

교육 사각지대 있는 아이들 대상
6개 대학서 영어·수학 3주 교육
"여전히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다"
박근희 부회장 등이 꿈 심어줘



 박근희(62)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은 지난 9일 충남대로 향했다. 이날부터 21일간 충남대에서 먹고 자며 영어, 수학 공부를 하게 될 360명의 중학생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오후 4시, 강당을 꽉 채운 중학생들 앞에서 박 부회장이 질문을 던졌다.



 “나는 촌놈”이라며 그가 입을 뗐다. “나는 ‘리(里) 출신이다. 상고에 청주대를 나왔다. 그런데 삼성 부회장이지 않습니까.” 아이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박 부회장은 삼성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를 따라다니는 2개의 수식어 때문이다.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는 ‘신(新)경영’이다.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1993년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기반으로 한다. 장장 350시간에 달하는 이 회장의 경영혁신 발언을 정리해 삼성 곳곳에 전파했던 일을 그가 했다.



 또 다른 수식어는 ‘신화’다. 삼성에 존재하는 4명의 현직 부회장 가운데 한명으로 실력으로 자력성장한 인물로 불린다. 충북 청원군 미원면 금관리 321번지.금관국민학교(현 미원초)-청주 대성중-청주상고(현 대성고)-청주대가 이력의 전부다. 박 부회장은 “개천에서 용(龍)이 날 수 없다고 하는데 부정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중학생 때가 가장 중요하다. 꿈과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청중은 오지(奧地)나 섬에 사는 중학생들로 삼성이 2012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삼성 드림 클래스 겨울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이다. 전국 6개 대학을 캠프로 삼아 3주간 진행되는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영어와 수학 수업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학생 10명당 2명의 수학 선생님과 1명의 영어 선생님이 달라붙는다. 선생님은 전국에서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대학생들이다.



 이날은 공부가 시작되는 날로 박 부회장 외에도 김석(61) 삼성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이 서울대 캠프를, 원기찬(55) 삼성카드 사장이 고려대 캠프를 찾아갔다. 박상진(62)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성균관대 캠프, 최외홍(63) 삼성스포츠단 사장이 경북대 캠프를 방문해 학생들을 만나 꿈을 심어줬다.



 삼성은 2012년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티치 포 아메리카’가 미국 전역의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운영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삼성은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 학습기회가 적은 오지와 섬의 아이들을 위한 공부교실을 마련했다. 교육청에서 추천한 저소득층 아이들이 주중에 ‘방과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방학 땐 아예 먹고 자며 집중공부를 할 수 있도록 캠프를 짰다. 삼성경제연구소를 동원해 연구도 했다. 질풍노도의 시기지만 학습을 위한 기초체력을 갖출 단계인 ‘중학생’인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교육 효과가 배가 된다는 연구결과를 따랐다. 지난해 말까지 삼성의 드림클래스를 거친 전국의 아이들은 3만1542명이나 된다.



 1기 아이들이 올해 고교 3학년생이 됐다. 군 부사관과 소방관, 독립유공자 자녀로 대상을 넓혀 이번엔 1800명이 겨울캠프에 참여했다. 삼성은 대상자를 늘려 올해 1만2600여 명의 아이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쳐줄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소외계층의 아이들이 당당한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회는 평등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21일 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수료식 때 다시 아이들을 보면 엄청난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이 되어주는 대학생들과 함께 꿈과 희망을 설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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