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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방에 대체요법 접목 … 암 극복 체력·면역력 키운다

병원 춘추전국시대다. 질병이 세분화하고 치료법이 다양해지면서 환자는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이런 가운데 환자의 요구를 반영해 치료 노하우를 잘 녹여낸 특성화 병원(센터, 클리닉 등)이 인기다. 중앙일보는 신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차별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탐방해 연재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이다. 현대의학·한방·대체요법을 융합해 암을 이기는 힘을 키워준다는 전이재발암병원을 찾아 이곳의 치료 노하우를 취재했다.



[특성화센터 탐방]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

전이재발암병원에서는 한방내과·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 다양한 양·한방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통합 치료 계획을 논의한다. [사진 국제성모병원]


이달 5일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 진료실. 한방내과를 비롯한 혈액종양내과·가정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직장암이 폐·간으로 전이된 이성연(52)씨의 치료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DNA 검사를 해보니 표적항암제를 써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항암치료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으니 한방내과와 가정의학과에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이성연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는 암 크기를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춰 치료 과정이 고통스러웠다”며 “좀 더 특화된 치료방법을 찾아 이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양·한방 교수가 계획한 뜸·침·비타민요법으로 체력·면역력을 끌어올린 후 표적항암제로 치료받을 계획이다.



암환자 16%는 전이재발암으로 고통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재발한 환자는 절망한다. 국내 암 치료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3기 이상의 전이재발암 환자는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이 19%에 그친다. 국제성모병원 이종두 전이재발암병원장은 “절벽 끝에 선 전이재발암 환자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찾아다니다 돈·시간을 잃고 체력이 망가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전이재발암은 드물지 않다. 암환자의 약 16%가 전이재발암의 고통을 겪는다. 이종두 병원장은 “전이재발암도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삶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며 “치료의 초점은 암에 맞설 수 있도록 면역력·체력을 길러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암이 자라는 것을 억제해 고통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선·고주파 온열치료 사용해 통증 줄여



전이재발암병원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적극 활용한다. 통증을 제어한다는 건 종양이 더 이상 크지 않게 억제한다는 의미가 크다. 일반 장기에서 발생한 암은 척추 같은 뼈로 전이돼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커진 종양이 뼈를 압박하고 신경을 누르면서 급성 통증이 온다. 방사선을 쏘아 종양이 자라는 것을 억제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그렇지만 방사선에도 한계가 있다. 뼈에 혈액을 구성하는 물질이 있어 일정 이상의 방사선을 쓰기 힘들다. 이럴 때는 신경차단술로 통증을 차단한다.



올해에는 고주파 온열치료기를 도입해 전이재발암 환자의 통증 감소에 활용할 계획이다. 온열치료는 종양 조직에 42~43도의 열을 가해 종양세포를 괴사시키는 것이다. 암 조직의 온도가 올라가면 조그마한 혈전이 생기게 되고 이 혈전 때문에 종양으로 공급되던 영양분이 차단된다. 이종두 병원장은 “온열치료는 대부분 항암화학요법(약물치료)이나 방사선 치료와 함께 이뤄진다”며 “온열치료로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산소가 종양 안으로 더 많이 공급돼 방사선에 민감해져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말했다.



뜸·침·호흡법 조합한 암환자 케어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은 그간 대형병원에서 외면했던 한방·보완대체요법을 다양하게 활용해 전이재발암에 대항하는 힘을 기른다. 이종두 병원장은 “보완대체요법은 항암제·수술·방사선 같은 암 치료와 함께 시행하면 체력·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가 있다”며 “수십 년간 써오고 문헌에 기록이 있으며 안전성·효용성을 확보한 치료법을 접목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이재발암 환자는 항암치료를 반복하면서 체력·면역력뿐 아니라 심신이 지친 환자가 많다.



전이재발암병원 윤희은 코디네이터는 “더 이상 치료법이 없다는 생각에 의욕을 잃고 절망한다”며 “한방내과에서 시행하는 척식호흡(척추를 활용한 호흡법)·명상·다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심리적 지지를 북돋운다”라고 말했다.



유방암 전이 3기말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김찬순(47·여)씨는 “암환자로서 면역·체력 회복에 좋다는 대체요법에 관심이 많은데 정보가 난무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한약재를 처방받고, 뼈를 바르게 맞추는 정골치료 같은 보조요법으로 병행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불안감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산책도 자주 나갈 정도로 체력이 좋아지고 먹는 것도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천연물·영양학 조합한 암환자 식단 연구



외국에서는 보완대체요법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침술이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과학적인 치료법이라고 인정했고, 유럽에선 미슬토요법을 암치료에 활용한다. 미슬토는 나무에 붙어 스스로 광합성을 하면서 살아가는 반기생 식물(미슬토)이다. 여기서 뽑은 성분이 인체 면역기능을 활성화하고, 암세포의 사멸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이재발암병원은 대체의학요법의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해 연구단을 꾸렸다. 백화소전탕(보약의 일종)·경옥고의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 초에 암환자의 영양관리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종두 병원장은 “한방에서 말하는 천연물과 영양학을 조합해 암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식단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전이재발암 환우가 병원에서 열린 희망음악회에서 통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전이재발암 환자 이렇게 치료받아요



전이재발암환자 내원 → 기왕력·현재상태·기저질환 검토 및 전문간호사 인터뷰 → 통합 진료 전 과별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환자 주치의 결정 → 양·한방 교수와 환자 동석해 통합 치료계획 논의 → 한의학·면역치료, 영양·스트레스 관리, 방사선·온열 치료 등 통합치료 시작.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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