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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마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기업의 운명 결정”

‘한국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윤석철(75·사진) 한양대 석좌교수 겸 서울대 명예교수는 “세상이 각박해졌다”며 “더 이상 심리적 계약이 통하는 기업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06년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선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원과의 ‘심리적 계약’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그였다.

‘한국의 피터 드러커’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

 -기업과 직원 간의 ‘심리적 계약’을 강조해 왔는데.
 “심리적 계약은 직원들로 하여금 ‘내가 이번에 회사에 혜택을 베풀면 다음에 회사가 다른 혜택을 베풀겠지’라고 믿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법률적 계약과는 달리 영원하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도요타를 꼽았다.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1950년 50일의 장기파업 후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겪고 생존을 위해 기업과 노조의 상호 의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노조는 생산성 향상에 전념하며 무분규 원칙을 고수했고 회사도 무해고 원칙으로 화답했다. 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때도 이 원칙은 지켜졌다. 노조는 또 2003년 이후 4년 연속 사상 최대 수익을 내고도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노조가 생산성·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면 회사가 다른 혜택을 베풀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80년대 한미은행과 신한은행을 보면 직원의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정부는 금융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간은행 설립을 허가했는데, 학벌과 능력 위주로 채용한 한미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상고 출신이라도 우수하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두루 썼다. 숙직실 TV 설치를 두고도 두 은행 분위기는 확 달랐다. 한미은행은 숙직실에 TV를 달아달라는 직원들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신한은행은 즉각 수용했다. 결국 두 은행은 어떻게 됐나.”

 -최근의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이제 한국에도, 일본에도 심리적 계약이 통하는 기업은 없다고 봐야 한다.”

 -왜 그렇게 보는가.
 “세계적으로 세상이 자꾸 각박해지기 때문이다. 서로 믿는 것, 내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상대방도 호의를 보이겠지 하는 문화가 없어졌다. 일본은 세대가 바뀌면서 그게 사라졌다. 심리적 계약을 믿던 세대가 은퇴하고 단기적 성과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심리적 계약이 가능했던 조직문화가 깨진 것이다. 시스템 시대엔 ‘당근과 채찍’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됐지만, 직원의 마음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2015년이 된 지금도 유효하다.”

 윤 교수는 서울대 독문학과에서 물리학과로 전과해 수석 졸업했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전기공학·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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