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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기도 내리기도 힘든 금리 … 진퇴양난 빠진 한은

현재 0%대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커진다. 금리를 내려야 하는 대내 요인과 올려야 하는 대외 요인이 동시에 존재해서다. 내수·투자 활성화, 가계부채, 자본 유출입 등 다양한 변수가 있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가 한은 앞에 놓이는 것이다.

고민 커지는 한국의 통화정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금리인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글로벌 시장의 자금 유출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 주요 경제학자가 참여해 이달 초 미 보스턴에서 열린 ‘2015년 아시아 및 세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도 미국의 금리인상은 주된 관심사였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신흥 시장국의 자본 유출이 외환위기로 이어질 경우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전역에 1997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방남 미 드렉셀대 교수는 “미국이 올해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 낸 ‘미국 경제의 주요 이슈 점검 및 2015년 전망’에서 미국이 올해 중반 이후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내수 부진에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진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15일 예정된 한은의 경제전망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각각 3.8%, 2.0%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은은 이를 각각 3.9%와 2.5%로 다소 높게 잡아 시장에서는 이번에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하향 조정하면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HSBC는 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2.0%에서 1.75%로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투자금융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부작용 우려가 변수”라고 말했다.

박종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은은 대단히 힘들어진다”며 “러시아·터키가 이미 금리를 올렸는데 각국의 자본 유출입을 면밀히 살피고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관(전 국제금융학회장) 홍익대 교수는 “궁극적인 해법은 소비와 투자를 살리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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