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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상가 투자는 ‘주업’이고 ‘과학’이다

은퇴가 멀지 않은 중년 직장인에게 ‘로망’이 있다. 답답한 고층 아파트를 벗어나 전원에 단독주택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사는 것. 이는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삶이지만 실제로 도심 아파트에서 시골 단독주택으로 옮기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현실적인 로망은 상가다. ‘나도 상가 하나쯤 갖고 있으면…’. 상가를 임대 놓아 직장의 월급과 같은 고정적인 수입을 원해서다. 연금과 노인 복지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은퇴 후 가장 큰 불안은 인생 2막에 필요한 용돈이다.

매달 통장에 꼬박꼬박 일정한 돈을 꽂아주는 임대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3년에 비해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 넘게 늘었지만 가격은 1.8% 오르는 데 그쳤다. 매매거래 동향에 비해 집값 상승세는 약했다. 재테크를 위해 집을 매입한 게 아니라 내 집이 필요해서 샀기 때문이다.

물건을 많이 사고팔아도 재미를 보지 못한 주택 시장과 달리 상가 시장은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은퇴한 노인, 퇴직을 앞둔 중년 신사, 30~40대 직장인이 여윳돈을 들고 상가를 찾았다. 고정적인 월세 수입과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은 연 4~5%의 수익률을 기대해서다.

시세 차익보다 고정적인 월세 선호
경제의 맥박이 느려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도 ‘제2의 월급’을 갈망한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데다 그나마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월급은 해가 바뀌어도 별로 늘지 않는다. 한창 일할 40대가 구조조정(실제론 인력 줄이기) 불안에 빠져 있다. 직장 말고 돈이 나올 곳이 필요한 것이다.

일러스트 강일구
대략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집 크기를 줄이거나 좀 더 싼 곳으로 이사하면 노후 걱정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이 오른 집값을 현실화(매매차익)하고 퇴직금을 뭉칫돈으로 받아 은행에 넣어만 둬도 매달 이자가 쏠쏠했다. 2000년대 들어 금융위기 전까지 서울·수도권 아파트 값이 연평균 10% 이상 올랐다. 이 기간 경제성장률은 연 5% 정도를 기준으로 오르락 내리락 했고 은행 금리는 연 5% 정도였다. 하지만 2015년 새해를 맞아 올해 경제성장률은 3% 초반이 예상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2%까지 떨어진 상태다.

2015년에도 상가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 같다. 다른 수익형 상품인 주거형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소형주택), 분양형 호텔 등은 그동안 많이 쏟아져 나와 공급과잉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비해 상가시장 환경은 나은 편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직장에서 나왔거나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젊은이 등이 상가 구매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상가는 경기나 지역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잘만 하면 홀로 성공할 수 있어 상가 점포를 원하는 수요가 꾸준하다.

상가는 아파트·주거형 오피스텔 같은 주거시설이나 지식산업센터에 함께 들어서 있는 단지 내 상가, 소규모 빌딩 형태의 근린상가, 3층 정도의 다가구 주택(점포 겸용 단독주택) 1층에 자리 잡은 상가 등으로 구분된다. 2000년대 초중반 주택시장 호황기 때 급증했던 지분형 상가(테마형 상가)는 많이 쇠퇴했다.

이들 상가는 저마다 특색이 있고 투자비용도 다소 차이 난다. 투자금액이 많은 순으로 점포 겸용 단독주택·근린상가·단지 내 상가 순이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를 통한 상가 투자는 땅값과 건축비가 많이 든다. 안정적인 투자대상으로는 단지 내 상가가 꼽힌다. 아파트·주거형 오피스텔의 입주민과 지식산업센터 내 근무자를 고정적인 수요로 확보하고 있어서다.

단지 내 상가는 상가 비율을 따져봐야 한다. 입주민이나 근무자 수에 비해 상가가 너무 많으면 업종 구분이 어려워지고 상가 고객이 분산된다. 주거시설은 큰 주택보다 중소형이 많은 단지가 유리하다.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단지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변에 OO마트 같은 대형 유통시설이 없어야겠다.

단지 내 상가는 일부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되는데 고가 낙찰도 금물이다.

같은 층에서도 점포마다 수익률 달라
모든 투자가 그렇듯 상가 투자에도 리스크가 따른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대개 건물을 짓기 전 선분양 방식이어서 상권이 어떻게 형성될지 불확실하다. 기존 도심이 아닌 신생 택지지구에선 더더욱 불확실성이 짙다. 상권이 형성되기까지 3~5년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도 필요하다.

상가에 저절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주택은 지역이 같으면 가격 움직임도 같다. 가구별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상가는 더욱 세분화·차별화돼 있다. 같은 층에서도 옆 가게와 수익성이 크게 벌어진다.

경기가 좋던 시절에는 상가에도 돈이 많이 돌아다녔다.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선 모두 주머니를 잘 열지 않는다. 큰돈은 빌려도 상대적으로 작은 돈을 쓰는 데 인색해진다. 상가 시장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고 특화된 일부만 성공할 수 있다.

상가 투자는 ‘부업’이 아닌 ‘주업’으로 생각해야 하고 ‘감’보다는 ‘과학’에 가깝다고 할까.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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