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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칼럼] 위 건강에 남는 장사

지난 7일 일본 학자들은 ‘일본에서 40여 년간의 헬리코박터균과 위축성 위염 트렌드’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헬리코박터균이 제2차 세계대전 뒤 일본의 경제와 위생 상태가 개선됨에 따라 급감했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1970년대엔 일본인의 헬리코박터균 보유율이 74.7%에 달했으나 90년대엔 53%로, 2010년대엔 35.1%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왜 뜬금없이 일본인의 헬리코박터균 얘기냐고? 한국인과 일본인이 위암에서만큼은 닮은 데가 너무 많아서다.

위암은 한국 남성의 암 발생률 1위, 여성의 암 발생률 4위다(2011년). 일본에선 남성 1위, 여성 3위다(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낸 보고서 ‘글로보캔(GLOBOCAN) 2012’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위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95만여 명인데 한국인이 3만1000여 명, 일본인이 10만7000여 명에 달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위암이 다발하는 것은 짜게 먹는 식습관과도 관련 있다. 우리는 몇 년째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인도 위암을 촉발할 수 있는 젓갈류·스케모노(절임채소)·간장 등의 짠 식품과 야키도리·야키니쿠 등 불에 그슬리거나 구운 음식을 즐겨 먹는다.

일본인의 위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50명으로 세계 최고다. 한국인(20명가량)보다 배 이상 많다. 이처럼 위암 희생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세계 최장수국 일본의 건강 부문에서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꺼낸 회심의 카드가 전체 국민 대상 헬리코박터균 제균(除菌) 치료다. 내시경 검사에서 만성 위염으로 진단되면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비용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2013년 2월 21일에 착수된 이 사업은 소요 예산만 연간 2조원 규모다. 실제로 지난해 2월부터는 만성 위염을 소지한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헬리코박터균 박멸작전’에 돌입했다. 가능한 한 일찍 헬리코박터균을 없애야 나중에 위암에 걸리지 않게 된다고 간주해서다.

국민의 위암을 줄여보겠다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인 셈이지만 일부에선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것이 위암 발생 예방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일까에 대한 의료계의 의견이 분분한 데다, 대규모 ‘제균 작전’의 후유증으로 항생제의 약발이 잘 듣지 않는 수퍼박테리아 등 내성균(耐性菌)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봐서다.

일단 IARC의 보고서는 일본 정부의 정책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위암의 약 80%는 헬리코박터균의 만성 감염이 원인이며 헬리코박터균을 항생제 등으로 죽이면 위암 발생 위험이 30~40% 줄어들 수 있다”며 각국이 헬리코박터균을 표적으로 한 위암 대책을 세울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우리 정부가 일본의 보건정책을 따라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헬리코박터균은 사람의 위 속에서 사는 세균으로 83년 호주 의사 베리 마셜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이 세균은 위염과 위·십이지장 궤양의 원인 중 하나로 밝혀졌으며 WHO는 위암의 원인으로 규정했다.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위암을 예방하려면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것 못지않게 이 균에 의한 염증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염증 억제에 효과적인 식품을 즐겨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함기백 교수팀은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음식을 통한 연관질환 완화 및 암 예방적 접근’이란 제목의 리뷰 논문에서 고려홍삼·김치·마늘·감초·요구르트·오메가-3 지방 등 6가지 식품이 헬리코박터균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지난 연말 건강검진에서 헬리코박터균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이런 식품이라도 사서 먹어 보자. 만성적이고 자주 재발하는 위·십이지장 궤양을 갖고 있거나 위암의 치료 전후이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하는 것이 ‘남는 장사’일 것 같다.


박태균 식품의약 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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