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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샤를리"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7일(현지시간) 뉴욕 유니언스퀘어에서 시민들이 희생자 12명의 눈을 확대한 사진과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고 쓰여진 배너를 들고 테러를 규탄하고 있다. [뉴욕 AP=뉴시스]

샤를리 에브도의 프랑스 파리 사무실에서 ‘대학살’이 벌어진 지 7시간여 만인 7일 오후 사무실로부터 불과 1㎞ 남짓인 공화국광장으로 향했다. ‘추모객’들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다. 도착 전 구호부터 들렸다.

 “샤를리.” “리베르테(자유).”

 박수와 함성도 들렸다. 공포가 짓누를 거란 건 어림짐작일 뿐이었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이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대체로 어둡지 않았다. 잠시 ‘축제 같다’는 생각이 스칠 정도였다. 그러는 사이 또 들렸다.

 “즈 쉬 샤를리(Je Suis Charlie).”

 ‘나는 샤를리다’란 뜻이다. 많은 사람이 알음알음 들고 나온 검은색 배너에 있는 문구였다. 샤를리 에브도의 그간 만평도 보였다. 언론의 상징인 종이와 연필, 펜을 흔들며 행진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공화국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조각상에 올라가 연호했다. 그들 주변에도 역시 조명으로 ‘나는 샤를리다’, 때론 ‘우린 샤를리다’가 새겨졌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공격이 일어난 7일 저녁 파리 시민들이 도심에 모여 ‘두렵지 않다’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파리 AP=뉴시스]
 이곳에서 만난 앨리슨 올라이트는 자신의 감정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충격을 받았고 분노하고 있으며 슬프다는 거였다. 그러곤 이같이 말했다. “우리가 여기에 모인 건 연대감을 보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사고 직후부터 밤새도록 광장을 다녀간 이가 모두 3만5000여 명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프랑스 리옹·툴루즈·니스 등에서도 2만여 명이 거리를 지켰다. 리옹의 니콜라 위송은 “우린 더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민주적 가치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엘이라고 소개한 이는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말한다. 우린 두려움 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 도시도 동참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 건물 앞엔 추모객 1000여 명이 모였다.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군중은 휴대전화 화면으로 ‘내가 샤를리다’란 문구를 공유했다. 일부는 언론의 자유를 뜻하는 펜을 들고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합창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랑스 대사관 앞에선 프랑스 대사와 시민들이 함께 “언론 자유”를 외쳤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8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그는 저녁 연설에서 “샤를리 에브도는 독립 정신과 영향력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감동을 줬다”며 “우리는 그들의 이름으로 자유의 메시지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맹세했다.

 각국 지도자도 공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끔찍한 공격이며,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오랜 동맹을 겨냥한 공포스러운 테러”라고 규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런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를 위협하는 테러를 좌시하지 않겠다”(캐머런), “희생자 가족을 비롯한 프랑스 국민에게 위로를 보낸다”(메르켈)고 했다.

파리=고정애 특파원

◆샤를리=‘샤를리 에브도’의 샤를리는 만화 ‘피너츠’의 주인공 찰리(Charlie) 브라운의 이름에서 따왔으나 프랑스 초대 대통령 샤를 드골을 조롱하는 의미도 있다. 에브도는 프랑스어로 주간(週刊)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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