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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정원 900개, 서울 허파 넓어진다

생태학습장으로 이용되는 서울대 35동 건물 옥상 정원. [사진 서울대]

정비 전 모습. [사진 서울대]
서울 관악구 서울대 35동 건설환경공학부 건물 옥상에선 초겨울마다 공대생들이 배추를 수확한다.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서울시 지원을 받아 840㎡(255평) 규모의 옥상정원을 조성한 것은 2013년 3월. 한 교수와 학생들은 지난해 배추·상추·깻잎 등 채소 10여 종을 수확해 22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배추 200포기를 나눠줬다.

 한 교수는 “서울대 옥상정원의 특징은 가운데가 낮고 가장자리가 높은 오목형 구조로 최대 170t의 빗물을 저장한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정원을 도심 건물 옥상에 만들면 빗물 등 수자원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옥상정원은 지난해 7월 오스트리아 에너지 글로브 재단으로부터 ‘에너지 글로브 어워드 국가상’을 받았다.

 건축 밀도가 높고 녹지 비율이 낮은 서울시는 도시 녹화의 대안으로 건물 옥상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건물 옥상 면적은 166㎢로 시 전체 면적의 4분의 1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2.9㎢)의 60배 정도다.

지난 2일 서울고등법원 동관 옥상에 문을 연 ‘바로미 정원’의 산책로. [사진 서울시]
 시는 2002년부터 공공·민간건물에 옥상 녹화 조성 비용의 50~70%(최대 1억원)를 지원해주는 ‘옥상 녹화·텃밭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총 28만9493㎡ 규모의 옥상정원 683곳을 만들었다. 시는 2030년까지 옥상정원 900곳을 늘려 총 62만4600㎡의 공중 녹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옥상 녹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1933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 최초의 현대식 옥상정원이 등장한 이후 면적을 키워왔다. 일본 도쿄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신축건물에 대해선 옥상 면적의 20%를 녹화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은 절반에 가까운 지자체(43%)가 옥상 녹화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옥상정원은 건물 실내온도를 겨울에는 1℃ 높이고 여름에는 4℃ 낮춰 연간 냉·난방에너지를 16.6% 절감시킨다. 소음을 줄이고 빗물을 저장해 홍수·장마 예방 효과도 있다.

 하지만 옥상정원을 면밀한 검토 없이 우후죽순 늘리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연한 식생지(植生地)인 만큼 꾸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데도 허술하게 방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3년 서울시가 시내 옥상정원 43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분석 결과 ▶관리 불량 40곳 ▶미개방 38곳 ▶안내판 미부착 46곳 등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시 지원예산을 받아 옥상정원을 조성한 뒤 건물주가 건물을 폐쇄한 사례도 있었다.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장은 “민간 건물에 대한 예산 지원 때 관리 소홀 등의 문제가 있어 개선안을 마련한 뒤 다시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김완순(환경원예학) 교수는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현지에 자생하는 식물을 심는 등 자연친화적 요소를 강조했다”며 “도시환경과 건물 유형에 맞는 옥상정원이 어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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