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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 '불금' 잡아라 … 토·일 방영 공식 깨진 주말 드라마

MBC ‘무한도전’이 최근 예전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를 패러디해 화제가 됐다. 과거 토요일은 주말의 시작을 알렸다.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불금(불타는 금요일), 즉 금요일 밤부터 주말을 즐기는 문화가 뿌리를 내렸다. 2012년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된 이후로 주말의 개념이 달라진 것이다. 늦은 밤까지 깨어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JTBC ‘하녀들’
 ◆TV 황금시간대 달라지나=이런 변화는 TV 프로그램 편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변화는 케이블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tvN 드라마 ‘미생’은 금·토요일 오후 8시30분 방영됐다. 주말 드라마로는 파격적 편성이었다. 23일부터 방영되는 JTBC 드라마 ‘하녀들’도 금·토요일 오후 9시45분에 시작한다. ‘주말 드라마=토·일’이라는 낡은 등식을 깬 것이다. tvN은 2013년 ‘응답하라 1994’부터 금·토요일에 드라마를 방영해왔다. 이희진 CJ E&M 방송홍보팀 대리는 “주말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토·일요일보다는 금·토요일에 마음 놓고 쉴 수 있기 때문에 요일을 바꿨다”며 “시청자들 반응도 좋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몸집이 무거운 지상파 방송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KBS는 금요일 밤 9시30분에 일명 ‘금요 미니시리즈’를 신설, 첫 주자로 드라마 ‘스파이’(KBS2)를 9일부터 방송한다. 금·토요일을 한데 묶는 대신 금요일에 2회씩 연속 방영하는 새로운 전략도 가미했다. MBC도 30일 시작하는 ‘나는 가수다’ 시즌 3을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했다. 종전에는 일요일 오후 방송했었다.

 공연계에서도 금요일 밤을 겨냥한 기획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서 지난해 12월까지 세 차례 열린 ‘한밤의 클래식 산책’은 금요일 오후 10시에 시작했다. 세 차례 모두 예매 개시 10여 분 만에 매진되는 큰 인기를 누렸다. 이에 힘입어 오는 3월부터 다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뮤지컬 ‘헤드윅’은 금요일 밤 공연을 오후 7시와 오후 9시40분, 두 차례 진행했다. 영화관 중에는 메가박스 동대문점의 ‘무비올나잇’이 흥미롭다. 심야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포착, 매주 금요일 오후 11~12시부터 영화 세 편을 연달아 상영한다. “좌석 점유율이 평균 35%, 최대 약 80%에 달한다”는 게 메가박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금요일 밤 심야공연으로 화제가 됐던 뮤지컬 ‘헤드윅’. 록밴드 ‘쿠바’의 보컬 출신인 배우 송용진이 주인공 헤드윅을 맡았다. 공연 후 30여 분 동안 앙코르 무대로 클럽 분위기를 냈다. [사진 쇼노트]
 ◆평일 올빼미족을 잡아라=평일 밤 시간대 역시 새로운 문화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 소격동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013년 11월 개관 때부터 매주 토요일만 아니라 수요일에도 오후 9시까지 연장 개관한다. 최근 6개월 동안의 관람객 수를 집계한 결과, 오후 6시에 문을 닫는 화요일에 비해 같은 평일이라도 수요일은 관객이 31%나 늘어났다.

 TV에서는 오후 10시에 방영하는 게 정석인 평일 드라마 시간대가 바뀌고 있다. tvN 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은 월·화요일 오후 11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은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 중이다. 이수영 JTBC 편성팀장은 “‘선암여고 탐정단’은 기존 정극 드라마와 다른 예능형이라 예능 시간대에 편성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후 10시나 11시나 시청량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의 201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유선·위성·IPTV)의 이용률은 오후 10시~11시30분 사이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 이용률이 오후 9시~9시30분 사이에 최고인 것과는 다르다. 연령별로도 30대 이상은 이용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오후 9시~9시30분 사이인 반면, 10대와 20대는 오후 10시~10시30분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문화 소비 시간대를 발굴하려는 노력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의 조성진 홍보팀장은 “영화관은 관객이 월요일에는 줄어 들고 신작이 개봉하는 목요일이나 수요일쯤부터 늘어나곤 한다”며 “전체 객석 점유율을 높이려면 더 세분화된 마케팅을 고민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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