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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9급에서 중앙부처 1급 … 40년 땀으로 일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면사무소에서 9급 지방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해 중앙부처 1급에 오른 박현숙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 [사진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는 8일 신임 기획조정실장으로 박현숙(58) 여성정책국장을 승진 임명했다. 그는 만 18세 9급에서 공직을 출발해 정무직인 장·차관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자리인 실장급(고위공무원단 가급)에 올랐다. 여가부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학력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과 실력을 중심으로 인사를 한 결과 박 실장이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성신여대사대부고를 다니던 시절 전교 1~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 진학의 꿈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가정부를 둘 정도로 넉넉했던 집안이 부친의 사업 실패로 급격히 기울었기 때문이다. 국립대에 응시했지만 낙방했다.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은사 소개로 고3 학생의 입주 가정교사를 맡았다. 가르치면서 입시 공부를 하라는 배려였다. 대학생이 아니면서 입주 과외를 하는 건 당시에도 흔치 않았다.

 박 실장은 “경기도에 있는 집에 들렀다가 지방 공무원시험 9급 공채 공고를 봤다. 직장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20여 명이 응시해 그를 포함해 13명이 합격했고, 1975년 9월 시흥군의 한 면사무소에 배치됐다. 고졸로 공직을 출발했으나 틈틈이 공부해 방송통신대를 졸업했다.

 그는 89년 여성으로 처음으로 군포시 경리계장을 맡았다. 여성에게는 예산·회계·인사 같은 주요 업무를 맡기지 않을 때였다. 꼼꼼한 일처리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는 등 실적을 쌓았다. 96년 정무장관실로 옮기면서 중앙부처에 발을 들였다. 여성가족부에서 성매매 방지 업무와 여성 고용 활성화 정책 등을 추진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했다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박 실장은 “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모자란 부분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한 게 저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직에 들어와 진심을 담아 일한 결과를 인정받은 데 대해 감사한다”며 “하위직급에서 시작한 공무원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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