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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스포츠 영웅의 삶, 육성으로 남긴다

잊혀졌던 스포츠 영웅들의 업적이 재조명된다. 스포츠역사 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한민국에는 공식적으로 ‘스포츠 영웅’으로 명명된 5명이 있다. 고(故) 손기정(육상)·고 민관식(체육행정) 선생과 김성집(96·역도)·서윤복(92·육상)·장창선(73·레슬링) 선생이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스포츠 영웅 사업을 시작해 근·현대 체육사를 이끈 히어로들을 선정했다. 단순히 선정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보존하는 구술채록(구술자가 자신의 역사를 말로 풀어내는 것)사업을 통해 한국 체육사를 정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스포츠 영웅 선정만 이뤄지고 구술채록사업은 부실했다. ‘스포츠 영웅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에는 손기정·김성집 선생의 자서전 2권만 게재돼 있다. 40~70분 분량의 구술채록 동영상은 조회수가 80~200회에 불과하다.

 출판물 간행 사업도 진도가 느리다. 예산 부족 문제가 컸다. 지난해 대한체육회 예산 약 2100억원 중 스포츠 영웅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1억15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대한체육회는 올해부터 스포츠역사 발굴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스포츠역사 발굴추진 TF팀을 구성했고 구술채록사업에만 15억원을 편성했다. 앞으로 3~4년동안 체육원로 100명의 구술채록을 정리하는 것이 목표다. 동영상 전문팀이 질 높은 인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사진·영상·출판물 등을 집대성하는 아카이브 시스템(없어질 우려가 있는 정보들을 디지털화 해 보관)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포츠역사 발굴추진 TF 문호성 팀장은 “그간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메달 획득에만 매달려 체육사 정리는 뒷전이었다. 체육원로들 중 생존자가 줄어들고 있어 구술채록사업이 시급하다”면서 “10년 전부터 구술사 정리를 하는 예술·영화계 쪽을 참고하겠다”고 전했다.

 영화계에서 구술채록 사업은 2004년에 시작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매년 6000여만원의 적은 예산으로도 10년동안 100여명의 구술채록을 완료했다. 그 자료들은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나 열람할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에는 구술사 아카이브가 잘 정리돼 있고, 서울 상암동 사옥에도 열람자료실이 따로 있다. 한국영화연구소 박혜영 연구원은 “구술채록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담당자들의 사명감이다. 구술자의 말과 기억에는 한계가 있어 기록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역사를 쓴다는 마음으로 여러 구술자들의 녹취를 수십 번 비교·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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