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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 구직자 희망을 착취하는 못된 인턴제도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가 수습직원 11명을 채용해 2주간 부려먹다가 전원 해고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여론이 들끓자 해고한 수습직원들을 최종 합격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의 절박한 상태를 악용한 악덕기업들에 대한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견습에 월급 10만원, 인턴 30만원, 정직원은 110만원의 최저임금 이하로 채용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열정페이’란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이나 업체가 청년 구직자의 열정을 악용해 무급 또는 아주 적은 임금을 주면서 착취하는 행태를 꼬집은 말이다.

 올해 기업들의 채용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마다 학점을 이수하고도 졸업을 미루고 있는 취업준비생이 넘쳐난다. 이른바 ‘NG(No Graduation)족’들이다. 청년들은 이력서에 인턴 경력을 한 줄 쓰기 위해 저임금도 감수한다. 한 인터넷 구직사이트 조사 결과 취업준비생 4명 중 1명 정도가 저임금 또는 무급이라도 인턴을 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많은 업체가 인턴을 인재 채용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저임금에 소모품처럼 부려먹다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바로 내버린다.

 혹시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어 몸부림을 쳐보지만 많은 취업준비생은 아까운 시간만 날릴 뿐이다. 심지어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도 인턴제도를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인턴과 정규직 채용을 연계하지 않고 있다.

 122년 역사의 다국적기업 GE는 인턴제도를 잘 운영하기로 유명하다. 국제적으로 인턴을 모집하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도 높다. 인턴사원의 정직원 입사비율을 담당직원의 업무실적 평가에 반영할 정도다. 인턴프로그램이 알차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뽑히지 않더라도 GE 인턴 경험 자체가 다른 업체에 취업할 수 있는 유용한 ‘스펙’이 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청년인턴 지원제도를 개편했다. 기업들이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게 목표다. 제조업종 중소기업에서 청년 인턴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1년 더 일하면 임금 외에 300만원을 지원한다. 또 청년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이 3년 평균 30%를 밑도는 기업은 청년인턴제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뒤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동안 정부의 인턴지원제도를 이용해 지원금만 받고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기업이 많았다. 정부 지원금을 빼돌리는 사례도 있었다. 인턴제도를 악용하는 악덕기업주들은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업주들은 인턴들에게 교육기회를 준다고 변명하지만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주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 청년 구직자의 희망을 착취하는 부조리를 방치할 경우 젊은이들의 불만은 언젠가 사회에 대한 투쟁으로 폭발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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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