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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30년 이끌 교육틀 만들 것 … 인성·직업교육이 두 축"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성·직업교육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프리랜서 김성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0년간 교육 정책의 근간이 돼온 ‘5·31 교육개혁’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5개월을 맞아 7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황 부총리는 “경쟁 위주의 5·31 교육개혁은 세계화·정보화를 지향했는데, 그건 달성됐다”며 “하지만 높은 자살률과 이혼율, 낮은 출산율 등 중심 부분은 공동화됐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려면 성과와 실적을 뛰어넘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교육이 필요한 만큼 인성교육과 직업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5·31 교육개혁' 20년 성과 컸지만
경쟁 위주서 행복교육으로 바꿔야
정원조정 대학에 최대 500억 지원
기부금 별도 기구서 모아 대학 분배
'이젠 시민이다' 어젠다 깊이 공감
글로벌 시대 공존 위한 교육 중요



 황 부총리는 또 “사범대 등 교원양성 기관만 봐도 1600%나 과잉 양성해 졸업생들이 갈 곳이 없고, 국내 대학에서 독일보다 많은 독일문학 전공자를 배출하는 실정”이라며 “복수·이중전공을 통해 다른 분야로 취업하게 하거나 산업계 수요에 맞춰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2016년부터 최대 500억원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직업교육 강화를 위해 대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기업이나 기관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학점을 따는 ‘현장실습 학기제’도 올해부터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입 정책 방향에 대해 황 부총리는 “학교 공부로 대학 진학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대학도 학교생활기록부 위주로 뽑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올해까지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이 완성될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대학의 재정난을 덜어주기 위해 별도 기구를 만들어 대학에 내고 싶은 기부금을 모은 뒤 각 대학으로 흘러가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취임 초기부터 5·31 교육개혁의 공과를 평가하고 새 교육철학을 정립하겠다고 했는데 그 취지와 방향이 뭔가.



 “지난 20년간 5·31 교육개혁은 세계화·정보화·민주화라는 변화에 맞춰 우수 인력을 양성해냈다. 하지만 지식 위주의 무한 경쟁과 학교 서열화, 학력 인플레 등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성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행복지수는 낮기 때문에 향후 30년을 이끌 새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이 동의한 ‘꿈과 끼를 찾아내는 행복교육’을 구체화하려 한다. 인성교육과 직업교육 두 축이 중심이 될 것이다.”



 - 최근 국회도 인성교육진흥법을 통과시켰는데, 인성교육 강화 방안은.



 “미래사회에선 지식 습득보다 지식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인재를 기르려면 인성교육이 기본이다. 영·유아 때는 교육의 출발선을 동등하게 해줘야 한다. 중학교 단계가 특히 중요하다. 2016년 모든 중학교가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게 되는데,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을 제도화해 법령과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올해 어젠다를 ‘이젠 시민이다’로 정하고 인성교육을 확장해 책임지고 참여하며 국경을 넘어 사고하는 세계시민을 육성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국은 이미 세계인으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위치에 와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공존을 위한 시민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대입 정책과 떼놓고 생각하긴 어렵다. 수능 영어에 이어 다른 과목도 절대평가로 바꿀 건가.



 “수능 오류 방지와 난이도 안정화 방안은 내년 3월까지 수능개선위원회가 만들 것이다. 하지만 더 깊은 문제는 수능이 무슨 기능을 하고 있느냐다. 국가가 단계별 학업의 수준과 양을 정하기 때문에 이미 절대적인 기준은 있는 거다. 이걸 상대평가를 하면 1등급에 들지 안심할 수 없어 무한경쟁이 나타난다. 변별력을 위해 교과과정을 넘어 문제를 내게 되면 우리가 추구하려는 교육의 틀이 흔들리게 된다. 우선 영어부터 절대평가를 해보고 그 성과를 연구할 계획이다.”



 - 대졸자와 산업계가 원하는 인력 간 미스매치가 심각하다.



 “인문학의 중요성은 오히려 강조되고 있고 창의성의 바탕이기도 하다. 하지만 산업계와의 불균형이 있는 건 분명하다. IT인력 부족이 대표적이다. 2016년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 사업’을 신설해 대학 학과 개편과 정원 조정을 유도하겠다.”



 - 대학 구조개혁이 발등의 불이지만 일률적인 정원 감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실적으로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학의 기능을 다양화하고 입학 대상을 확대해 위기를 호기로 삼아야 한다. 2019년까지 유학생 3만 명을 유치하고, 해외동포나 해외 근로자 가족의 한국 유학을 제도화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학의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강화해 재직자나 퇴직자들이 비학위과정을 이수하게 하고 대학과 산업체가 협업하는 공동교육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만난 사람=김남중 사회에디터



정리=김성탁·천인성 기자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1947년 인천에서 태어나 제물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서울지법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원내대표 시절 여권 내에서 반값등록금 공약을 가장 먼저 주장했다. 판사 시절 독일로 유학 갔던 그는 독일 교육에 관심이 많다. 국내 대학의 국제화를 강조하는 것도 세계 각국의 학생을 적극 유치하는 독일 대학에 감명 받아서다. 교육부는 그의 취임 이후 ‘독일고등교육 정보’라는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 교육부 직원들에겐 장황한 설명 대신 ‘짧고 팩트 위주 보고’를 주문하곤 한다. 대신 세부 자료는 따로 받아 꼼꼼히 살펴본다.



5·31 교육개혁=김영삼 정부가 1995년 5월 31일 발표한 교육개혁안이다. 94년 2월 설치된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가 전문가· 교사·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여론 수렴 작업을 벌여 9개 분야 48개 과제를 제시했다. 공급자 중심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고교서열화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한국 교육의 기본적 틀을 세우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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