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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내성 일으키지 않는 '수퍼 항생제' 찾았다

항생제 오ㆍ남용으로 생긴 ‘수퍼 박테리아’와의 전쟁 선봉에 설 ‘신무기’가 등장했다. 미국 제약사 노보바이오틱의 로시 링 박사 연구팀은 세균에 내성(耐性)을 일으키지 않는 새 항생제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다.



항생제는 미생물(세균)이 다른 미생물을 죽이거나 성장을 막기 위해 만드는 물질이다. 세균이 이런 독성물질을 만드는 것은 다른 세균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인간이 이런 항생제를 찾아내 대량 생산한 것이 현재 쓰이는 항생성분의 의약품들이다. 1929년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푸른곰팡이에서 찾아낸 페니실린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세균이 항생제를 만드는 능력과 함께 항생제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내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세균은 항생제의 공격을 받으면 DNA 변이를 일으킨다. 때문에 다음에 같은 항생제가 공격을 할 땐 까딱없이 견뎌낸다. 인간이 항생제를 오ㆍ남용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내성이 없는 세균들은 죽고 내성을 가진 세균들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는 기존에 나온 어떤 항생제로도 죽일 수 없는 ‘수퍼 박테리아’까지 출현했다.



하지만 그간 제약사들은 새 항생제 개발에 소극적이었다. 항생제를 만드는 세균은 대부분 흙 속에 산다. 이런 토양세균은 배양이 힘들다. 때문에 새 항생제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만큼 연구비가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약을 만들어도 금방 내성균이 생겨 새 약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일쑤였다. 제약사 입장에선 투자비 회수가 불투명한 항생제 개발에 공을 들일 이유가 없었다. 보건당국이 내성균 출현을 우려해 항생제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것도 제약사 측에 부담이 됐다.



링 박사팀은 다양한 토양 세균을 동시다발로 배양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이런 난관을 극복했다. 연구팀은 총 1만 종의 세균을 스크린해 그 중 결핵균ㆍ황색포도상구균 등에 우수한 살균효과를 보이는 항생제를 찾아냈다. 텍소백틴(teixobactin)이라고 이름 붙인 이 항생제는 세균이 지방질로 세포벽을 만드는 걸 방해한다. 인체 세포에는 없는 세포벽은 세균에게 생존에 필수적인 존재다. 세균이 인체의 삼투압보다 훨씬 높은 내부 압력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이 세포벽 덕분이다. 세포벽을 못 만들면 세균은 죽고 만다.



더욱이 이렇게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방식의 항생제는 세균의 단백질ㆍ핵산ㆍ엽산 합성을 막는 항생제에 비해 내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1953년 발견된 이래 근 40년간 내성균이 나타나지 않았던 초강력 항생제 반코마이신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일부러 텍소백틴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 세균을 만들려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의 생화학ㆍ생의과학과의 제라드 라이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해 새 희망을 제시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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