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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날마다 소독해도 불안 설 때 친척들 오지 말라 했다"

“이러다 4년 전처럼 자식들에게 ‘설에 오지 마라’고 전화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



구제역 비상 안성·홍성 가보니
마을 입구 바리케이드 … 접근 막아

 2011년 이후 4년 만에 소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전국의 축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3일 충북 진천의 돼지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이후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과 경북 지역으로 확산됐다. 여기에 지난 6일 경기도 안성 농장의 한우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자 이 지역 농가는 물론 전국 최대 축산단지 중 한 곳인 충남 홍성의 축산 농가들은 “4년 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7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 올해 소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마을이다. 38번 국도변에 있는 마을 진입로는 방역차량과 바리케이드로 철저히 통제됐다. 바리케이드 너머로 10여 가구가 보였지만 주민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경기도 축산연구소 마크가 찍힌 승합차가 구제역이 발생한 축사에서 채취한 시료를 받아갔을 뿐 차량 통행도 뚝 끊긴 상태였다.



 이곳에서 2㎞가량 떨어진 김모(53)씨 축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마당에 주황색 줄을 가로질러 놓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었다. 줄에는 ‘방역 중 출입 통제’라고 적힌 종이를 매달아놓았다.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리를 듣고 지금까지 한 번도 밖에 나가지 않았다. 기자도 근처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오는 12일에 송아지 5마리를 경매장에서 팔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수송아지는 6개월, 암송아지는 7개월 정도에 팔아야 제값을 받는다. 김씨는 “경매장에서 못 팔면 소 장수에게 팔아야 하는데 마리당 40만~50만원은 밑지고 팔아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현재 소 60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는 “이번 명절도 가족들하고만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며 “친척들에게도 절대 오지 말고 나를 기다리지도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소·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충남 홍성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안성에서 발생한 소 구제역이 농가 이동 차량 때문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축산 농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 상하중마을도 인적이 뜸했다. 4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들은 아예 축사 밖으로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젖소 1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기모(65)씨는 “축사에 들어올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마라. 당분간은 도지사나 군수가 와도 반갑지 않다”고 했다. 이씨는 “낙농축협이 추천한 수의사를 직접 불러 백신을 주사했고 소독도 날마다 하고 있는데 그래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홍성군청은 이날 축산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하지만 관계당국의 방역 조치에도 농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박근식(61)씨는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어 조만간 주민들이 자체 방역단을 조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1년 1월 구제역 파동 당시 충남의 9개 시·군 427개 농가에서는 소·돼지 46만6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전국 축산 시설에 대한 일제 소독 작업을 벌였다. 또 이날 하루 소·돼지는 물론 가축의 사료나 배설물을 나르는 축산차량의 이동을 전면 금지했 다.



안성·홍성=신진호·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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