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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칼럼] 박지만의 염원

박보균
대기자
박지만 EG 회장은 좌절했다. 그의 의심은 어이없는 착오로 규정됐다. 그는 미행을 당했다고 믿었다. 그는 정윤회씨 하수인의 소행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미행설을 꾸민 이야기로 결론 내렸다.



 박지만의 충정도 파탄 났다. 그는 큰누나(박근혜 대통령) 주변을 걱정했다. 그는 정윤회 그림자가 청와대에 침투한다고 판단했다. 그 연장선에서 그림자가 사라지길 바랐다. 하지만 검찰은 ‘정윤회 비선 의혹’을 허위로 결론지었다. 검찰 발표는 박지만의 의심과 경계심을 일축한다.



 검찰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전 행정관을 문건 조작의 주모자로 지목했다. 그 장면에서 박지만 모습은 탈선이다. 박지만은 공인이 아니다. 그는 공적 문건을 전달받았다. 오토바이 미행설도 비슷하다. 박지만의 자기 관리 평판은 상처 났다.



 검찰의 배경 설명은 이랬다. “조응천·박관천이 박지만을 이용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추단된다.” 하지만 그 추단은 허술하다. 박지만은 청와대에 들어가지 못한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도 없다. 대통령 말 그대로다. 박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거리지 못했다. 집권 초엔 부인 서향희 변호사의 소문도 있었다. 그 풍문은 잠재워졌다.



 조응천·박관천은 박지만의 처지를 안다. 둘의 업무는 대통령 친·인척 관리다. 박지만의 영향력은 빈약하다. 두 사람은 권력 세계에 익숙하다. 자신들의 입지와 출세를 그런 박지만에게 기댈 리 없다. 검찰 발표는 설득력을 잃어간다.



 박지만의 형편은 역설적이다. 그는 대선 때 노심초사했다. 그는 자신과 후보 주변, 둘째 누나 주위에 대한 음해와 풍설을 차단했다. 반대진영 한쪽에선 그 소재로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그 속엔 당시 정윤회 부부 이야기도 있었다. 박지만은 조심스럽게 대비했다. 때론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권력 속성은 기묘하다. 대선 후 그 풍설의 하나가 꿈틀거렸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형태로 그를 압박했다.



 박지만씨는 검찰 발표에 침묵한다. 그의 심정은 “조용히 살겠다”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 감정 속에 냉소의 기운도 감지된다. 정윤회씨는 달랐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말했다. “국정농단자라는 오명을 벗게 돼 다행이다.” 문건 파문은 박지만과 정윤회의 권력 다툼으로 비춰졌다. 새누리당 다수 의원들은 그 측면에서 수사를 지켜봤다. 정윤회의 공개적 심경 표시는 승자의 반응으로 전파된다.



 박지만은 서울중앙지검에 두 번 나갔다. 그는 자기방어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박지만은 손해를 감수하려 한 것인가. 그의 지인들은 그렇게 파악한다. 그 절제의 자세는 무엇인가. 그것은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파문 수습 쪽으로 대처했다고 한다.



 박지만의 바람은 대통령의 성공이다. 그는 큰누나를 존경한다. 내면에 애틋한 정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남매간 우애, 상대 배려, 절제는 부모의 가르침이다.



 박지만의 이력은 특별나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이다. 지금 그는 대통령의 동생이다. 그런 가족 이력은 화려하다. 그런 운명은 질시에 부딪친다. 그는 대중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한다. 침묵과 살핌은 그의 삶의 방식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자세를 이해한다. 권력자는 고독하다. 박지만은 청와대 접근 불가를 수긍한다. 권력은 냉엄하다. 청소년기 기억은 그의 내면을 그렇게 단련시켰다. 그는 현 정권 출범 때부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다가선 사람들에게 말한다. “저를 통하면 거꾸로 불이익을 받는다.”



 박 대통령의 새해 언어는 절박하다. “올해가 우리 경제를 일으킬 마지막 기회다”-. 그 간절함은 박지만의 바람과 닿아있다. 정권 승부수는 구조 개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년 규제와 맞섰다. “규제는 암, 규제 기요틴”을 말했다. 대통령의 말은 거세지고 강렬해졌다. 규제 혁파의 성과는 미흡하다. 그 이유는 관료들이 따르지 않아서다.



 개혁은 권력과 관료의 단합으로 이루어진다. 공무원들이 정권의 전진에 동행한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 환경 조성은 선결조건을 단다. 그것은 권력 전개의 단순성과 투명성이다. 핵심은 인사다.



 박근혜 권력은 복잡하다. 청와대가 이중 구조라는 인식은 관료 세계에 퍼져 있다. 수석비서관들의 존재감은 떨어진다. 부속실의 활동 공간은 두드러진다. 문고리 3인 비서관이 맡은 곳이다. 박지만의 의심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공직사회는 권력 운용에 민감하다. 그것이 선명하지 않으면 주춤한다. 개혁 전선은 일사불란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권력 관리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정윤회 문건 파문은 정치권력의 영역이다. 그 파문은 검찰의 잣대로 정돈되지 않는다. 통치의 결단으로 매듭지어진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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