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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와 봉사로 전국 최고 된 고양시 이동 도서관

6일 오전 10시40분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별빛마을 9단지. 어린이집 앞 주차장에 5t 트럭 한 대가 도착하자 1~3세 어린이집 원생 20여 명이 우르르 몰렸다. 곧이어 붉은색 바탕에 꽃무늬로 장식된 차량 덮개가 열리면서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자동차 로봇처럼 변신하자 아이들이 "와, 신기하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트럭 내부엔 1000여 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 있었고 그 앞엔 넓다란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아이들은 트럭에 올라 자리를 잡고는 이내 동화책과 그림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부터 운영 중인 고양시의 이동 도서관 '책놀터'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이날 이동 도서관에서 어린이 소방안전교육 영상물도 보고 클레이 인형 만들기 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경미(43·여) 함께하는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들이 도서관 체험은 물론 안전교육과 놀이까지 한자리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원하는 교육 내용을 골라 사전에 신청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책놀터 등 고양시 이동 도서관은 지난해 12월 국민독서경진대회에서 이동 도서관 부문 전국 최우수상을 받았다. 다른 이동 도서관과는 차별화된 운영 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봉사활동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택시기사들이 자원해서 장애인 등에게 책을 배달해주는가 하면 지역 학부모들은 재능기부 형태로 각종 문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고양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비영리 민간단체가 위탁 운영하지만 이동 도서관의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은 시민들 스스로 채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고양시 택시기사 30여 명으로 조직된 '그린봉사대' 대원들은 시 외곽의 장애인 가정과 지역아동센터·노인요양원 등으로 책 배달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안서노(58) 총무는 “쉬는 날 잠 자는 시간을 쪼개 봉사하지만 책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난해 배달한 책은 1만8000여 권에 달한다.



지역 학부모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낙서봉사단’ 소속 어머니 학부모 20명은 책놀터에 나와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에게 클레이 아트 등 각종 미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단원 김민주(36·여)씨는 “주변에 미술학원이 없는 외곽 지역 초등학생들이 ‘미술학원에 온 것 같다’며 좋아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최근엔 지역 중학생 20여 명도 주말을 이용해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시민들의 책 기증도 활발하다. 치과의사 김혜성(49)씨는 지난해 1000만원을 들여 책 1000권을 기부했다. 지역 내 서점들도 매달 책을 기증하고 있다.



이동 도서관의 정착에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김태훈(32) 사서는 “지난해 이동 도서관에서 대출해준 11만3573권 중 분실되거나 훼손된 게 200여 건에 불과했다”며 “함께 보는 책을 소중히 여기는 성숙한 시민정신을 발휘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시민들의 참여와 봉사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예산을 더욱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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