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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명소들이 소등한 이유는

독일의 쾰른 대성당이 불을 껐다.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과 TV타워도, 라인 강의 다리들도 소등했다. 독일의 랜드마크랄 수 있는 곳들이 5일 빛 대신 어둠을 택했다.



모두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에 맞선다는 의미다.



PEGIDA는 지난해 10월 드레스덴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된 월요집회다. 처음엔 수백 명이 모여 “독일은 물론 유럽이 이슬람 인구 증가로 인해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이후 급증했다. 12월 15일에 1만 여명이 모였고 1주일 뒤엔 집회참가자가 1만7500여 명까지 늘었다. 독일 사회가 더 이상 외면키 어려운 운동으로 커진 것이다. 독일 전역에서 PEGIDA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된 이유였다.



올 PEGIDA의 첫 집회가 예고된 5일 독일 전체가 PEGIDA에 맞섰다. 베를린에서 5000여 명이 PEGIDA 반대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이민을 선호한다’는 팻말을 들었다. 쾰른에도 수천 명이 모였다. DPA통신은 “슈투트가르트·뮌스터·함부르크 등에서 모두 2만2000여 명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12개 도시에서 반대 집회가 집회가 열렸다. 소등도 같은 취지다.



위르겐 로터스 쾰른 시장은 “반대 집회는 수많은 쾰른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민주주의 징표”라며 “극우주의자들, 인종혐오주의자들과 거리를 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쾰른대성당의 주임 사제인 노베르타 펠드호프도 “소등은 많은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도 동조 차원에서 드레스덴에 위치한 제조공장의 불을 껐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신년사를 통해 강하게 PEGIDA를 비판했다. 그는 “이들 마음속에 편견과 냉대, 증오를 지녔다”며 이들의 집회에 참가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최종적으론 이날 PEGIDA 집회엔 1만8000여 명이 모였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 1만여 명이 깃발을 흔들었다. 동독 시절 민주화운동 구호였던 “우리가 국민이다”를 다시금 외쳤다. 한 시위 참가자는 “드레스덴에 망명자를 위한 집 14채를 짓는다고 들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유치원 14채나, 학교 14채를 짓겠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독일이 나치 독일 이후 처음으로 특정 인종이나 종파에 반대하는 운동이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망명에 관한 한 가장 관대한 유럽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에만 20만 명을 수용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들을 도와야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바닥 민심은 다른 셈이다. 최근 독일 시사지인 슈테른의 조사에선 8명 중 한 명꼴로 “집 근처에서 PEGIDA 집회가 열리면 참가하겠다”고 답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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