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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기밴드, 아베의 자위권 용인을 노래로 질타

지난해 12월 31일 밤 NHK의 '가요 홍백전'에 31년 만에 출연한 일본 최고 인기 밴드 '서전 올스타즈'의 노래가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서전 올스타즈는 당시 요코하마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었다. 콘서트 중간에 NHK가 잠시 생중계로 연결해 홍백전용 노래를 듣는 방식이었다. 서전 올스타즈는 거의 매년 12월 31일에 심야 콘서트를 열기 때문에 홍백전에는 좀처럼 출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12월31일 직전에 출연을 수락했다.



그래서인지 홍백전을 시청하던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도 31년 만에 등장한 서전 올스타즈에 쏠렸다. 그런데 서전 올스타즈가 고른 첫 곡이 바로 '피스(Peace·평화)와 하이라이트'였다.



이 노래의 가사는 대략 이렇다. “적당하게 둘러댄 대의명분으로 분쟁을 야기하고 벌거숭이 임금님이 장악하는 세상은…광기(狂氣)~”



리더 겸 보컬리스트 구와타 게이스케(桑田佳祐·58)의 뒤로는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페허가 된 전쟁터의 영상이 흘러 나왔다. 시청률 42%를 상회한 홍백전을 시청하던 상당수 일 국민들은 '적당하게 둘러댄 대의명분(실제 가사에선 '가이샤쿠'(해석)라고 부름)'이 바로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지난해 밀어부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 해석 변경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래 제목 '피스와 하이라이트'를 '평화와 극우(high-right)'로 바꿔 읽거나 '벌거숭이 임금님'을 아베 총리에 대한 야유로 '해석'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6일자에서 홍백전 이후 트위터 등에 올라 온 찬반 의견과 분석을 자세히 소개했다. "아베 정권의 극우 선회에 대한 프로테스트(항의)와 전쟁에 대한 우려", "멋진 (아베 정권에 대한) 카운터 펀치"와 같은 격려의 글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일본에 대한 헤이트 송(hate song)을 부르기 위해 홍백전에 나온 것인가", "앞으로 서전 올스타즈를 응원하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있었다.



이에 앞서 서전 올스타즈는 지난달 28일 아베 총리 부부가 찾은 단독 공연 당시 '폭소 아일랜드'란 곡을 부르면서 원래 가사에 없던 "중의원 해산(총선거 실시)이라니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다"는 애드립을 넣어 총리를 놀라게 했다.



현재로선 NHK도, 서전 올스타즈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어뮤즈'도 구와타가 '평화와 하이라이트'를 선곡한 배경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음악평론가인 오카무라 시노(岡村詩野)는 아사히신문와의 인터뷰에서 "(서전 올스타즈의 구와타가) 노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국제 정세를 포함해 구와타는 보다 더 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와타는 식도암이 발견된 2010년 이후 사회적 문제에 강한 의식을 갖게 됐고, 이번 노래도 정권 비판이라기 보다는 온갖 문제를 떠안고 있는 오늘날 일본에 사는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의 솔직한 '혼네(本音·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란 해석이다. 물론 구와타 본인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아사히는 이 곡이 나온 2013년 여름에 주간지 '아에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엮어 이런 말을 털어 놓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꼬인 것들, 서로 믿지 못하는 것들, 오해 받고 있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풀었으면 좋겠다. 거리낌 없는 메시지보다 노래로 하는 것이 더 잘 전달되고 퍼져 나가지 않을까."



도쿄=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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