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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반지 납 범벅 … 기준치 665배

세 살배기 아들을 둔 주부 김은정(34)씨는 장난감을 살 때 각별히 신경 쓴다. 아이가 하루 종일 만지면서 노는데 장난감은 중국산이 많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예 식기로도 쓸 수 있는 미국산 소꿉놀이 제품을 사기도 했다. 김씨는 “젊은 엄마들은 유해성분이 걱정돼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 제품을 사기도 하는데 막상 사고 나면 중국산인 경우가 많아 불안하다”며 “성분이나 경고 표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엄마들의 불안감이 현실로 입증됐다. 중국산 어린이용 반지에서 소화기관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납 성분이 허용 기준치의 665배가 검출됐다.



35개 제품에 리콜 명령
아동용 재킷엔 카드뮴 126배
소화기·중추신경에 악영향
모형차·물총서도 유해물질
대부분 중국·베트남 수입품
"색상 너무 화려하면 의심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린이들의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35개 제품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공산품과 생활용품 1256개에 대해 집중적인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다. 리콜 대상은 완구(11개), 유·아동복(5개), 창문 블라인드(4개), 온열시트(3개), 어린이용 장신구(2개) 등이다. 이번에 리콜 명령을 받은 건 대부분 중국·베트남 생산제품이다. 보라매완구가 수입해 판매한 중국산 장난감 물총 제품은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의 200배를 웃돌았다. 이 성분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생식기능과 성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식용품도 유해성분 함량이 높았다. 중국산 자석 귀걸이는 납 성분이 최대 415배, 커플 반지는 최대 665배를 넘겼다. 이 두 제품은 카드뮴 허용치도 각각 30배를 초과했다. 납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모형이 빨리 만들어지도록 안정제 역할을 하고, 카드뮴은 색상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사용된다. 납·카드뮴은 신장·간·위·장 등에 영향을 미치고 노출이 지속되면 중추신경계까지 문제될 수 있다.



 모형 자동차에도 유해성분 함량이 높았다. 아우디·BMW X5 등 고급 승용차를 본떠 만든 중국산 제품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피부에 직접 닿는 옷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랜드월드패션사업부가 수입한 아동용 재킷은 카드뮴 성분이 허용치의 126배를 넘겼다.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창문 블라인드 4개 제품은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온열시트 3개 제품은 화상이나 감전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기술표준원 김석무 사무관은 “업체들이 수입인증을 받을 땐 기준을 맞췄다가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 유해성분을 많이 쓴다”며 “장난감이 지나치게 부드럽거나 색상이 너무 화려하다면 유해성분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서병성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유해성분이 모두 인체에 흡수되는 건 아니다”며 “다만 소화장애나 빈혈, 아토피와 같은 질환이 나타나면 유해성분으로 인한 초기증상인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콜 명령을 받은 기업들은 해당 제품을 수거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은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수리해줘야 한다. 리콜 제품에 대한 정보는 제품안전정보센터(www.safetykorea.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장에서 리콜 물품들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면 국가기술표준원(043-870-5434)이나 한국제품안전협회(02-890-8300)에 신고하면 된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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