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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뒹굴던 곳에 꽃밭·텃밭 … 무단투기 확 줄었어요

지난해 10월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던 서울 개봉동의 한 공터를 주민들이 나서 화단으로 가꾸고 있다. [사진 구로구청]


정비 전(위)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곳이 정비 후(아래) 깔끔하게 정돈됐다. [사진 구로구청]
서울 구로구 개명초등학교 인근 연립주택 지역. 이곳은 지난해 여름까지 5~6년간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을 앓았다. 아침이 되면 동네 곳곳에 검은 비닐 봉지에 담긴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방치된 쓰레기에선 악취가 퍼지고 오물이 흘러나왔다. 구청에서 경고문을 붙였지만 소용없었다. 폐쇄회로(CC)TV 설치를 추진했으나 예산 부족 등으로 무산됐다. 상습 투기 장소였던 S빌라 앞 감나무는 결국 쓰레기 더미를 견디지 못해 고사했다. 하지만 흉물스러웠던 풍경은 옛날 일이 됐다. 새 단장을 한 화단들이 쓰레기더미를 대신했다. 불과 몇 개월만에 이 동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젠 시민이다] '나보다 우리' 팔 걷은 주민의 힘
구청 경고문 무용지물이던 지역
반상회서 아이디어 내 화단 조성
스스로 참여하는 시민상 보여줘



 건강한 시민의 아이디어에 자발적 모금, 품앗이 노동이 합쳐진 결과였다.



 아이디어는 지난해 7월 반상회에서 나왔다. 동사무소에서 단전 호흡을 가르치던 주민 박채기(76)씨는 “이사가 잦은 동네라 쓰레기 버리는 걸 단속하기 어려웠다”며 “수령 30년 감나무가 쓰러지는 걸 보고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해 화단 가꾸기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신문을 보고 영국의 ‘게릴라 가든’이 골목 쓰레기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와 주민 10여명은 30만원을 모은 뒤 동사무소 직원과 상의해 실행에 착수했다. 석달뒤 화단이 완성됐다.



 박씨는 “화단을 만드니 쓰레기가 확 줄었다”며 “주민간 우애도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공동선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단은 겨울철에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서울 금천구도 시민과 지자체가 힘을 모아 ‘게릴라 가드닝’에 성공한 사례다. 독산3동 주민들은 지난해 반상회를 열어 쓰레기 무단투기와 불법 골목주차를 동시에 막기 위해 ‘상자 텃밭’ 아이디어를 내놨다. 상자 텃밭에 안내 배너를 설치해 눈에 잘 띄게 했다. 비용도 화단보다 적게 들었다. 주민들로 자율방범대를 결성해 무단투기를 단속했다.



 지난 한 해 본지는 ‘나보다 우리가 먼저’라는 기치를 걸고 경범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층간소음·무단방뇨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쓰레기 무단투기는 가장 심각했다. 서울시의 경우 쓰레기를 투기하다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낸 사례만 연간 10만 건 안팎이다. 다른 경범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화단과 상자 텃밭과는 조금 다른 마을 공동텃밭도 생겨났다. 충남 천안 원성1동에선 버려진 폐가 앞 쓰레기가 골칫거리였다. 이에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내 “마을 공동 텃밭을 꾸미고, 여기서 나온 채소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고 의견을 모았다. 원성1동 이선희(56·여)통장은 “폐가이다 보니 쓰레기가 무단투기되고 학생들의 비행장소로도 쓰이기에 텃밭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단속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원시의 ‘클린맨’ 제도가 그중 하나다. 팀을 이뤄 매일 단속에 나서는 클린맨 이응길(59)·장문갑(57)씨는 “일반 쓰레기 봉투에 음식물을 담아 버리는 경우, 봉투를 열어 인적 사항이 될 만한 증거를 발견한 뒤 추적해 과태료를 부과한다”며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1193건을 단속해 1억원의 과태료를 징수했다”고 말했다.



 부산 진구청은 상습 투기 지역을 선정해 그곳에 ‘우리동네 망신지역’이라는 표지판을 설치했다. 대당 600만원에 이르는 CCTV 설치 비용을 절약하고 시민의 자각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민경원·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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