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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 홍역치른 KB, 여의도로 가는 까닭은

KB금융이 지주 본사를 여의도로 옮기기로 했다. 명동 사옥에 있는 회장을 포함한 지주사 전 부서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이다. 2008년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뒤 회장실을 명동 사옥에 차린 지 6년여만의 복귀다. '명동 시대'에 이어졌던 ‘KB금융 잔혹사’도 극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5일 KB금융 관계자는 “이달 중순 명동의 지주를 여의도로 이전할 예정”이라면서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는데다 지주-은행의 리스크ㆍ전산ㆍ홍보 기능을 합치기로 한 만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KB금융지주 회장실과 여의도의 국민은행의 은행장실의 물리적 거리는 그간 ‘KB 지배구조 리스크’의 상징이었다. 한 지붕 아래나 인접한 건물에 회장과 행장이 근무하는 여타 지주사들과는 헤드쿼터가 둘로 나뉘어 사사건건 힘겨루기를 펼쳤다. 회장과 행장이 대립하다 동시 낙마라는 참사가 빚어졌던 지난해 KB내분 사태는 그 정점이었다. KB금융의 한 고위 임원은 “회장과 행장이 통합 사옥에 근무하며 스킨십이 잦았다면 극단적인 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두 본점은 국면이 바뀔 때마다 희비 쌍곡선을 그렸다. 국민-주택 통합 이후 김정태 통합 은행장의 집무실이 여의도에 차려지자 명동은 사실상 사령부의 기능을 잃었다. 200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회장 집무실이 명동에 차려지며 반전이 이뤄졌다. 하지만 은행장이 자리한 여의도의 위세도 쉽게 꺾이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지주 내 자산의 90% 가까이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이런 명동과 여의도의 긴장을 무대로 CEO의 연이은 낙마와 징계의 KB금융 잔혹사가 이어졌다.



초대 황영기 회장과 강정원 행장은 차례로 감독당국의 중징계 통고를 받고 중도 하차했다. ‘천왕’으로 불리던 어윤대 회장은 압도적 힘을 바탕으로 갈등의 싹을 아예 자르려 했다. 여의도 본점 행장실 바로 위층(13층)에 회장 집무실을 따로 차려놓고 은행 경영을 직접 챙겼다. 전임 임영록 회장에게는 여의도를 제압할 만한 힘이 없었다. 대신 ‘봉쇄’ 카드를 빼 들었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은행장을 지주 이사회 멤버에서 뺀 것이었다. 윤종규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고 나선 건 고육책이다. 당분간 1인 2역을 하며 갈등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얘기다.



둘로 나뉜 헤드쿼터는 국민-주택은행이 통합한 지 10여 년이 넘도록 여전히 화학적 결합을 못하고 있는 상황을 상징하기도 했다. 인사 때마다 이른바 1채널(국민은행)-2채널(주택은행) 등 출신은행간 견제와 갈등이 이어졌다. 그래서 통합 본점 마련은 KB의 숙원사업이었다. 대우빌딩, 여의도 MBC 부지, IFC,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등 웬만한 랜드마크 모두 후보지로 검토됐다. 하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대표금융 그룹의 ‘얼굴’을 결정한다는 무게감을 감당하기에는 KB의 지배구조가 너무 허약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임기 3년짜리 ‘낙하산’ 수장에게 통합 본점의 입지를 결정하고 막대한 투자를 한다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은 일이었고 번번이 결정을 미뤘다”고 전했다.



윤 회장이 '리딩뱅크 탈환'과 함께 통합 사옥 마련이란 KB의 상징적 '숙원'을 풀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윤 회장은 2일 일산 연수원에서 열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가나안 땅을 찾아 떠났지만 정작 그 자시은 가나안을 보지 못했다"면서 "당장 우리가 빛을 못보더라도 후배들이 빛을 볼 수 있는 일이라면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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