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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정화(鄭和)와 북극항로(NSR)

지금부터 610년 전 1405년 6월 중국(明)은 정화(鄭和)제독 지휘 하에 27,000명의 군인을 62척의 함대에 분승 서쪽 바다로 출발시켰다. 역사에서는 ‘정화가 서양으로 진출하다(下西洋)’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중국에서 서양은 지금의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 중국의 서쪽 해역을 말하고 동양은 중국 동쪽에 있는 일본을 일컬었다.



명의 3대 영락제는 ‘정난(靖難)의 변(變)’을 통해 조카 건문제를 무력으로 폐위시키고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새로운 수도는 아버지 주원장이 선택한 난징(南京)이 아니고 자신의 세력 근거지로 원(元 몽골)의 잔존세력이 남아 있는 다뚜(大都) 지금의 베이징(北京)이다. 민심은 왕위를 찬탈한 영락제에 떠나 있었다. 왕족과 귀족들도 따뜻한 난징을 떠나 정세가 불안하고 춥고 건조한 베이징에 옮겨와 살고 싶지 않았다.



영락제는 새 수도에 화려한 자금성을 지어 황제의 권위를 세우고 자금성 인근에 왕부(王府)를 지어 왕족들에게 하사(下賜)하여 환심을 사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능(長陵)분만이 아니라 후대 황제의 능묘도 10여개나 조성하여 자신이 죽은 후에도 새 수도를 떠나지 못하도록 묶어 두었다. 또한 민심을 얻기 위해서 기린 등 진귀한 남방 동물을 데려오고 각종 보물을 수집하였다. 영락제의 통치 강화를 위한 정화의 7차례에 걸친 서양 원정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21세기 중국은 새로운 정화의 원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는 세계 각국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북극항로이다. 북극항로(Northen Sea Route)는 16세기 영국이 적대국 스페인 포르갈의 방해 없이 더 빨리 더 안전하게 중국으로 가기위해 생각한 역발상의 항로였다. 그러나 당시는 북극해가 결빙되어 있었고 얼음을 깨는 기술이 없었다. 근세에 들어 와서는 1917년 러시아가 볼셰비키 혁명으로 유럽에서 고립되자 북극항로를 개척 유럽을 거치지 않고 태평양으로 빠져 나오고자 북극항로를 개척하였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의 결빙된 두꺼운 얼음이 녹으면서 연간 2개월은 항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2008년 8월 베링해협을 통한 태평양과 그린란드를 지나 대서양을 이어주는 북극항로가 정식으로 개통되었다

북극해는 자원의 보고이다. 석유는 900억 배럴, 액화천연가스(LNG)는 44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외 각 종 지하자원의 보고이다. 유엔 해양법 협약에 의해 북극해 연안 5국(러시아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에게 영해와 200해리(370km)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은 인정되나 인류의 공동유산인 북극(North Pole)을 포함 주변의 북극해는 일종의 공해(high seas)로 개별국가의 주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어 북극해의 결빙 기간이 짧아지고 얼음을 깨는 쇄빙선의 기술이 발달하자 중국은 자원 확보와 수송 기간 단축을 위해 북극항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련의 붕괴 이후 북극권의 전략적 중요성을 소홀히 했던 미국의 경우에도 2013년 5월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운 북극전략을 발표 미국을 북극국가로서 새로이 자리매김을 하였다.

중국은 북극해 진출을 위해 북극 연안 5개국으로 구성된 배타적 성격의 ‘북극해 회의(Arctic Ocean Conference)’의 회원국 덴마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영유하고 있다. 2014년 4월 마그레테 2세 덴마크의 여왕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였고 중국은 고펜하겐 동물원에 판다를 대여하는 ‘판다외교’를 펼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도 정식 옵서버 국가로 참여 하고 있다. ’북극이사회‘는 상기 5개국에 핀랜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 북극권 3개국이 추가하여 8개국으로 구성되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권의 환경문제 등을 협의하는 정부기구이다. 우리나라도 일본 영국 등 12개국과 함께 정식 옵서버 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역 외교 전략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주장한다. 중앙아시아를 가로 지르는 육로 벨트(帶)와 해상 실크로드(路)를 말한다.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에는 동남아시아 인도양에 이르는 해상로(sea lane) 뿐만이 아니라 북극항로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북극항로를 거칠 경우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까지 거리가 15,060km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항로 19,277km 보다 훨씬 단축되면서 분쟁이 끊어지지 않는 중동(中東)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부산을 기점으로 할 때 각각 12,700km 와 20,100km 로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수송기간을 절반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



중국은 북극권 자체에 패권적 야심을 가진 적이 없고 자원 개발이나 항로 이용 등 평화적 이용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설용(雪龍)’이라는 극지관측선에 이어 북극전용 초대형 쇄빙선 건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거대 중국의 북극권 진출에 위협을 느끼는 나라는 많다. 최근의 상황을 볼 때 정화이후 수영을 다시 시작한 중국이라는 용(龍)이 이제는 북극해의 얼음바다를 뚫기 시작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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