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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전엔 달동네 영화 … 우파라는 공격 당황스러워"

윤제균 감독은 영화 ‘국제시장’이 “치열한 삶을 산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였다”고 말했다. [안성식 기자]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버지 세대를 떠올리며 눈물짓는 관객이 있는 반면, 산업화 세대를 미화한 영화라며 깎아내리는 관객도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의 관람 행렬이 이어지고, 인터넷·모바일 공간은 연일 논쟁으로 시끄럽다.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한 영화는 3일 현재 관객 720만 명을 기록했다.

부산 국제시장서 만난 윤제균 감독
대학 2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
감사 인사도 못 드린 게 평생의 한
영화 통해 "고생 많으셨다" 말한 것



 영화는 부산 출신 윤제균(46) 감독이 부산에서 촬영한 세 번째 작품이다. 윤 감독은 영화에서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70대 남자 덕수(황정민)의 생애를 그렸다. 덕수의 일생을 통해 한국전쟁부터 베트남전 참전, 이산가족 찾기까지 굴곡진 현대사가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29일 부산 국제시장에서 윤 감독을 만났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다문 윤 감독이었지만 그가 태어나 자라고 이번 영화의 무대가 된 현장에서 그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 인터뷰를 거절한다고 들었다.



 “내가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영화가 해석돼 난감할 뿐이다. 언론이 좌우로 편을 가르고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해를 풀려다 되레 확대 해석되거나 와전되는 건 아닌가 싶어 당분간은 가만히 있기로 했다.”



 - 영화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영화는 가난한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다. 개인적으로는 내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다. 대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평생 가족과 일만 생각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도 못 드린 게 평생 한이 됐다.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 고맙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 영화를 둘러싼 논란 중 가장 속상한 것은.



 “내가 ‘정치적’이라고 공격한 글을 봤다. ‘우파’라는 표현도 있었다. 부산시 연산동 물만골에서 촬영한 ‘1번가의 기적’(2007)은 달동네 철거민 이야기다. ‘두사부일체’(2001)는 학원 비리를 다뤘다. 그런 영화는 왜 다 잊었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당황스럽다.”



 영화 개봉 이후 국제시장도 덩달아 명소가 됐다. 김용운(67) 국제시장상가번영회장은 “개봉 이전보다 방문객이 주말 평균 대여섯 배 늘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꽃분이네’라는 잡화점으로 등장한 영신상회의 신미란(38) 사장은 “개봉 후에 매출이 30% 넘게 늘었다”며 윤 감독을 반겼다.



윤제균 감독이 지난달 29일 영화 ‘국제시장’의 촬영지인 부산 국제시장의 영신상회(꽃분이네)를 찾았다.




- 국제시장을 다시 찾으니 어떤가.

“촬영 이후 1년 만인 것 같다. 손님이 늘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눈으로 확인하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 영화를 찍으면서 장사에 방해가 된 것 같아 마음의 짐이 많았다. 영화 흥행도 중요하지만, 촬영지가 인기를 끄는 건 또 다른 보람을 준다.”



 
영화 `국제시장` 속 꽃분이네 모습.
- 국제시장에 추억이 있나.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자주 드나들었다. 모습은 많이 바뀌었어도 분위기는 여전한 것 같다. 국제시장이라는 공간이 주인공 덕수, 그러니까 우리네 아버지 세대와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옛날의 국제시장은 서울의 명동처럼 화려했지만 요즘은 해운대 일대로 명성을 빼앗겼다. 전성기를 보내고 60∼70대가 된 우리의 늙은 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국제시장에서 받는다. 예전만큼 혈기왕성하지는 않아도 아늑한 기운을 느낀다.”



 - 부산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개방 또는 어울림이 아닐까 싶다. 국제시장도 그렇고 부산의 동네 대부분이 피란민이나 재외동포가 토박이와 어우러져 발전했다. 부산에는 의외로 지역주의가 없다.”



 윤 감독은 “흥행 열풍의 중심에 10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객 평점 가운데 10대 평점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윤 감독은 “영화를 순수한 시선으로 봐준 10대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글=백종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윤제균=1969년 부산 출생. 영화감독 겸 영화제작사 JK필름 대표. 데뷔작 ‘두사부일체’(2001)를 비롯해 ‘색즉시공’(2002), ‘1번가의 기적’(2007), ‘해운대’(2009) 등을 연출하고 ‘7광구’(2011) ‘댄싱퀸’(2012) 등을 제작했다. 관객 1145만 명을 동원한 ‘해운대’로 제4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윤제균 감독과 함께한 부산 여행기는 9일자week&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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