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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부부의 로망을 담은 아파트

해외로 파견 근무를 떠난 남편을 따라 결혼과 동시에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유목 생활을 한 젊은 부부의 로망이 담긴 아파트. 목적과 용도에 따라 공간을 철저하게 분리한 집은 바쁜 맞벌이 부부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었다.



[레몬트리] 맞벌이 부부의 따뜻한 안식처, 검소하지만 아늑한 집





기존의 거실에 원형 테이블을 놓고 다이닝 룸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베란다로 통하는 중문은 단열재를 보강하고 큰 창문을 삽입해 시원스러운 개방감을 주었다. 또한 공간을 가득 채우지 않고 커다란 나무 화분을 놓아 공간이 더욱 아늑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유목민 생활을 청산하다



세월의 더께를 품고 있는 붉은 벽돌 담장과 높이 자란 나무가 아늑한 인상을 주는 아파트 단지 안에 김동련·심지혜 부부의 신혼집이 있다. 대학 선후배로 만나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한 젊은 부부는 2년에 걸친 유목 생활을 청산하고 레노베이션을 끝낸 아파트에 얼마 전 입주했다.



그들에게 이 집이 갖는 의미는 각별했다. 결혼 전 남편이 페루 지사로 발령 나면서 그들이 계약한 신혼집은 다른 이에게 세를 줄 수밖에 없었고, 한국으로 복귀한 뒤에도 친정과 시댁, 오피스텔을 전전하며 유목민 같은 생활을 당분간 지속해야 했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에게 2년의 시간은 ‘우리가 원하는 집의 모습’을 그리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심지혜 씨는 페루에서 체류하던 집의 사진을 보여주며 디자이너 서정경 씨에게도 강조한 부부의 로망을 이야기했다.



“페루에서는 공간이 철저히 분리된 집에서 살았어요. 침실은 좁은 통로를 지나야 나오는 요새 같은 위치에 있었고, 주방은 거실과 분리되어 있었죠. 그러다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오피스텔 생활을 시작했는데,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침대와 옷장, 텔레비전이 있는 방에서의 생활은 잠을 자고, 옷을 갈아입고, 드라마를 보며 야식을 먹는 모든 일과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했죠.



늘 어수선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이사할 집은 목적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어요.” 84m²(약 26평)의 오래된 아파트는 2년 만에 제 주인을 만났고, 부부의 의견대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거실은 다이닝 룸, 기존의 안방은 문화생활을 하는 멀티 룸, 작은 방은 침실, 현관 옆방은 문을 없앤 드레싱 룸이 된 것이 그 변신의 결과다.







1 원형 테이블 위에 건 펜던트 조명은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루이스 폴센 제품으로 심지혜 씨는 이베이에서 저렴하게 구입했다. 시리즈 세븐 체어와 수납장 위에 낮게 내려 단 팍하우스(Pakhaus) 펜던트 조명 역시 이베이에서 구입한 것.



2 벽지를 뜯어낸 자리에는 던에드워드의 페인트를 칠해 자연스럽게 벽을 마감했다. 사진에 보이는 갈색 털의 고양이 쯔끼는 페르시안종으로 얼굴이 눌린 듯한 인상이 무척이나 귀엽다.



3, 5 기존의 안방은 TV를 보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멀티 룸으로 바꾸었다. 수납장 위에는 3단 나무 선반을 설치해 책을 수납할 수 있도록 꾸몄고, 미닫이문 뒤로 TV를 숨길 수 있는 TV장과 데이베드는 골든매뉴얼에서 디자인, 제작했다. 바닥에는 볼론(Bolon)의 바닥재로 제작한 카펫을 깔았다.



4 팍하우스 펜던트 조명은 한때 루이스 폴센에서 생산했으나 지금은 단종되어 빈티지조차 구하기 어렵기에 소장 가치가 더욱 높다.











검소하지만 아늑한 집



김동련·심지혜 부부는 SNS를 통해 알게 된 골든매뉴얼의 서정경 씨에게 레노베이션을 의뢰한 뒤 신세대 부부답게 그들의 회의록을 엑셀 파일로 만들어 메일로 보냈다. “저희는 검소하지만 아늑한 집을 원해요”라면서 집의 내부는 크게 뜯어고치지 않고 불필요한 공정은 줄이고 싶다는 의견도 보탰다.



이는 유년 생활을 각각 스페인과 대만에서 보내며 형성된 부부의 주거 환경에 대한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년 시절 거주하던 집은 연식이 제법 있는 곳이었어요. 그럼에도 세월의 흔적을 인위적으로 감추지 않았고 검소하지만 아늑했죠. 그래서인지 둘 다 화려한 아트월과 벽지가 있는 집에 거부감이 있었죠. 두꺼운 몰딩도 피하고 싶었고요.”



부부의 요청에 따라 지나친 구조 변경 대신 상태가 좋지 않았던 가벽과 기존 베란다 벽에 보온재를 덧대는 수준의 목공 공사가 이루어졌다. 벽지를 뜯어낸 자리는 페인트칠로 마감했고, 거실의 걸레받이를 제외하고는 몰딩을 없애는 등 부부의 취향과 편의를 우선시한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됐다.



서정경 실장은 무엇을 더하는 디자인보다는 좋은 자재를 사용하는 데 힘을 싣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작은 조각 타일이나 합판을 사용하는 대신 오랜 시간을 들여 찾아낸 폭이 넓은 오크 소재의 바닥재를 시공했고, 주방 벽에는 큰 사이즈의 대리석 타일을, 싱크대 상판에는 마블이 예쁜 비앙코카라라 대리석을 시공했다.



주방과 멀티 룸의 가구는 제작한 것이지만, 다른 가구는 모두 심지혜 씨가 그동안 차근차근 구입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베이를 통해 구입한 디자인 의자와 조명은 부부에게도 만족도가 큰 아이템. “이베이에서 여러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 보니 사고 싶은 아이템이 좁혀지더라고요.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빈티지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이다 보니 소심한 구매자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금메달 아이콘이 붙어 있는 판매자의 제품 위주로 본 다음 아이템과 제조 연도를 차근차근 살폈어요. 판매자가 유럽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환불이 사실상 어려우므로 판매자에게 메일을 보내 구매 전 자세한 정보를 요청하기도 하고요.”



심지혜 씨는 특히 아르네 야콥센의 로열 펜델(Royal Pendel) 펜던트나 시리즈 세븐 체어처럼 지금도 생산하는 디자인 아이콘을 저렴하게 구입했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소장 가치가 있는 귀한 빈티지 아이템을 성공적으로 구매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는 말도 덧붙였다. 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실행력이 아름다워 보였던 젊은 꽃부부의 집은 그들의 바람만큼이나 조용하고 따뜻했다.







1, 2 주방 옆의 가장 작은 방을 부부 침실로 바꿨다. 부부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베란다에 면한 벽 윗부분에 가로로 긴 창을 내어 채광을 확보했다. 로켓 모양의 스툴은 아르텍 제품으로 에이후스에서 구입, PH 시리즈의 펜던트 조명은 이베이에서 구입했다.



3 ㄱ자 구조의 주방 한쪽 벽에는 상부장을 설치했고, 수전이 있는 벽은 화이트 마블이 예쁜 대리석 타일을 천장 높이까지 발랐다.



4 화이트 사각 타일을 바른 욕실. 원형 거울은 철제로 제작한 것이다.











기획=홍주희 레몬트리 기자, 사진=전택수(JEO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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