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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식 기자의 새 이야기 ⑪ 참수리






















새해를 맞았다. 저마다 소망 하나 떠올리게 마련이다. 시작은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모처럼 차를 몰아 한강을 따라 달려본다. 노을 물드는 하류도 좋지만, 팔당대교 지나 퇴촌으로 이어지는 강변길을 나는 사랑한다. 불쑥 솟아오른 검단산과 예봉산을 끼고 굽이쳐 흐르는 힘찬 모습을 나는 사랑한다. 이 아름다운 곳을 새인들 놓치겠는가. 계절에 따라 많은 새가 오고 가지만 운 좋으면 늠름한 참수리(천연기념물 243-3호)와도 맞닥뜨릴 수 있다.

캄차카와 사할린 등지에서 번식하는 이 새는 개체수가 아주 적은 세계적인 희귀조다. 이런 귀한 손님을 대도시 근처에서 만날 수 있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흑백의 깃털에 감춘 강력한 부리와 발톱은 맹금류 참수리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돋보이게 한다.

검단산 기슭에서 참수리가 즐겨 머무는 키 큰 낙엽송의 우듬지를 발견한 건 행운이었다. 그를 찾아 산을 올랐다. 반짝이는 강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한성 백제시대에는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성지로 전해지는 이곳은 지금도 무속인들 사이에서 용한 기도처로 꼽힌다. 영험한 산 기운이 참수리를 인도한 것일까? 참수리의 예지가 이곳의 진가를 간파한 것일까? 대물의 꿈을 꾸기 위해서는 높은 곳이 필요했으리라.

왜 그를 찾기 쉽지 않은지 그제야 알게 됐다. 물고기를 잡지만 그는 물에 나가지 않고 산에 물러나 있었다. 왕이 무릎을 꿇고, 사제가 손을 모으고, 힘없는 사람들이 작은 소원을 비는 곳에. 참수리도 자리를 뜬 적막강산에 눈발이 흩날리더니 바람이 일었다. 고목이 흔들리며 쩍쩍 소리를 냈다. 네 소망이 무어냐고 묻는 듯했다.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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